김무성(왼쪽)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가 30일 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압도적인 선거 승리 결과를 개표방송을 통해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새정연 조기전대론 확산 가능성
- 전면적 세력지형 재편 여부 주목
- 새누리 정국 운영 주도권 잡아

전국 15개 국회의원 선거구에서 치러지면서 '미니총선'으로 불렸던 7·30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뒀다. 이번 재보선 이후 다음 총선까지 재·보궐선거 요인이 없다는 점에서 향후 20개월간의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승부에서 야당이 참패하면서 박근혜 정권은 안정된 원내과반의석을 기반으로 국정운영의 동력을 회복하게 됐고,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는 지도부 교체론을 비롯한 극심한 후폭풍에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7·30재·보선은 야권에서 내세운 '새누리당 정권에 대한 심판'이 아니라 '새정연에 대한 심판'이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11대4, 벼랑 끝 내몰린 '김·안 체제'

8 대 7 또는 9 대 6 정도로 새누리당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막상 뚜껑을 열자 새누리당의 11 대 4 압승으로 나타났다.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던 9개 지역에서만 새누리당이 이겨도 대성공이라는 전망치를 훨씬 뛰어넘는 성과를 올린 것이다.

새정연은 텃밭인 호남 3개 선거구 이외에 경기 수원정(영통)에서 박광온 대변인이 선전하는데 그쳤다. 새정연은 특히 안방인 전남 순천·곡성에서 새누리당에 자리를 내주면서 양적으로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패배, 현 지도부의 존립기반이 뿌리채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됐다.

공천파동으로 리더십의 중대 위기에 처했던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선거 패배 책임론의 한가운데 서면서 조기전대 주장이 확산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등 계파 간 정면충돌로 거센 쓰나미가 몰아닥칠 전망이다. 지난 3월 야권통합으로 출범한 김·안 투톱 체제는 '풍전등화'의 처지로 추락하면서 야권의 전면적 세력지형 재편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특히 당내 기반이 약한 안 대표는 책임론에 휩싸이면서 정치생명에 큰 생채기를 입으며 당내 입지가 급속도로 위축되는 차원을 넘어 대권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당장 친노(친노무현)·486·정세균계 등 '변방'으로 밀려났던 구주류 그룹이 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비대위 체제 전환 후 조기전대론' 카드를 꺼내들 태세다. 새정치연합이 가장 뼈아픈 대목은 '대안세력'으로 인정받는데 실패했다는 부분이다. 국민들에게 신뢰감과 미래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당 존립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심의 대반란

주승용(왼쪽) 사무총장 등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들이 30일 국회 대표실에서 선거 개표 방송을 보며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재보선 결과는 '민심의 대반란'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 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난맥상이나 세월호 참사 등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에 압승을 안겨줌으로써 민심은 '안정된 국정운영'을 선택했다고 할 수 있다. 야권이 '세월호 심판론'에 올인한 부분도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왔다고 분석이 가능하다. 야권이 내세운 '정권심판론'을 유권자들이 거부하면서 절체절명의 위기로 내몰렸던 박근혜 정권은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체제도 순항하게 됐다. 당내 '친박세력'도 당분간은 김 대표의 '실력'을 인정, 적극 협력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 체제의 성공적인 연착륙은 물론 순항까지 점쳐진다.

이번 재보선은 지난 6·4지방선거가 '무승부'로 끝나면서 미뤄졌던 박근혜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