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7·30재보선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승리하면서 향후 국정운영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김무성 대표체제로 전환한 직후 이뤄낸 승리라는 점에서 청와대가 독주하다시피한 당·청관계의 변화 등 여권 내부의 역학관계가 변화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전국 15곳에서 치러진 '미니총선'에서 승리함으로써 세월호 참사 이후 계속돼온 수세적 국면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번 재보선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정치적 성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2기내각 출범과 함께 경제활성화에 '올인'하면서 새누리당은 '경제 살리기'를 내걸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참사과정에서 드러난 '무능정권 심판'으로 맞서는 구도로 이번 선거가 치러졌다.

따라서 새누리당의 승리는 박 대통령의 경제 활성화에 대해 국민적 지지가 확인됐다는 정치적 의미를 갖게 됐고, 박 대통령으로서는 재정·금융·세제를 총동원한 경기부양책을 밀어붙일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됐다.

이는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과 이어진 총리 후보자 잇단 낙마 등 인사 참극, 유병언 수사과정의 엇박자에 대한 국민적 불신에 따른 검경 수뇌부 문책론 등 국정운영에 부담이 돼온 일련의 악재에서 상당수준 벗어나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박 대통령의 휴가기간 이후 정국구상은 세월호 정국에서 완전히 빠져나와 경제 활성화와 국가개조라는 국정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속도전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6·4지방선거 이후 야당 지도부와 청와대 회동을 갖는 등 시동을 건 대화정치 복원은 일단 국회 주도권을 확보한 여당으로 공을 넘기고, 내각을 다잡는데 주력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여권 내부적으로는 여당의 커진 목소리를 종전처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당장 세월호 특별법과 정부조직법 개편안 등을 처리하기 위해서도 여당의 협조가 절실하고, 김 대표가 대등한 당·청관계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국정운영을 다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지만, 그만큼 여당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미래권력'의 부상과 쏠림을 적절히 조율하지 못할 경우 여권 내부에서 '조기 레임덕'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 함께 마주하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