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근(왼쪽), 정종섭

- 소통정치 분위기 무산 부담에도
- 추가 철회하면 주도권 상실 우려
- 새누리 김무성 대표 체제와 함께
- 2기 내각 출범 '국가개혁' 의도도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자질 논란을 빚은 정종섭 안전행정·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등 2명에 대해 임명 수순밟기에 나서면서 정국이 다시 냉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대신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황우여 의원으로 교체한 만큼 야당에 '성의'를 보인 것으로 판단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입장으로 맞섰다.

박 대통령이 야당의 반발이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김 후보자만 교체하고 두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수순 강행이라는 강수를 택한 것은 세월호 참사 이후 3개월가량 공전되고 있는 국정 정상화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7·30재·보선을 앞둔 상황에서 김 후보자를 교체하는 선을 넘어 야당의 공세에 밀리는 것은 앞으로 국정수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여당이 김무성 대표체제로 새롭게 출발하는 상황에서 2기 내각을 출범시켜 집권 2년차의 경제혁신과 국가개혁이라는 국정과제를 추진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김 대표 등 새누리당 새 지도부와의 오찬회동을 통해 시급한 국정의 정상화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정종섭·정성근 후보자의 임명 불가피성에 대한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여야 원내지도부와 가진 청와대 회동을 통해 모처럼 얻은 야당과의 대치정국 탈피를 무산시키는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시 회동에서 박 대통령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로부터 김명수·정성근 후보자에 대한 임명철회 요청을 받고 "잘 알겠고, 참고하겠다"고 밝혀, 소통정치 복원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장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박 대통령이 정성근 장관후보자에 대해 청문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한 것을 두고 파행을 빚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인사청문회법 절차에 맞춰 교문위원들의 의견을 모두 담아 보고서를 송부하자고 주장한 반면, 새정연은 위증과 자질 논란이 있는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려는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박하는 충돌이 벌어졌다.

교문위는 오후 회의 속개 후 1시간여 동안 정 후보자의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놓고 설전을 벌이다 원래 예정됐던 결산 심사는 진행도 하지 못한 채 정회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신성범 의원은 "청와대나 정부는 당연히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고, 국회는 원칙에 따라 적격이나 부적격을 판단하면 된다"면서 청문보고서 송부를 밀어붙였으나, 새정연 유기홍 의원은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보인 청와대의 처사에 분노의 뜻을 표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