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외부에 보내는 메시지는 혼란스럽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국방위원회의 '특별제안'과 이달 7일 '정부 성명'의 발표를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나타냈다. 이후 북한의 각종 매체에서도 남쪽에 대한 비난은 자제하면서 오히려 미국 비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면서 북한은 연일 단거리 미사일과 방사포를 쏘아대며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지난 13일 군사분계선과 20㎞ 떨어진 개성 북쪽지역에서 동해 상으로 스커드 계열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데 이어 14일에는 방사포와 해안포 100여 발을 강원도 고성 군사분계선(MDL) 부근에서 동해 상으로 쐈다.

MDL 인근에서 잇달아 무력시위를 함으로써 남한을 겨냥한 위협 수위를 잔뜩 높인 셈이다.

북한이 이런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의도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남한을 향한 평화공세 차원의 압박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북남관계 개선의 분위기 조성이 필수적이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정부의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거론하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에 장애로 되는 이런 대결 조치들은 민심의 요구대로 지체없이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2010년 '5·24조치'로 대부분 중단된 남한과 경제협력 사업을 재개하고 싶다는 속내를 보여준 것이다.

또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도 연일 남북 교류·협력사업의 재개를 희망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김일성종합대 실장 김철만은 이날 '북과 남이 힘을 합치면 못해낼 일이 없다'는제목의 글에서 남북한 과학자·기술자들의 교류를 고대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미사일, 방사포 등을 발사한 것은 한반도 정세를 극단적 상황으로 몰고 가기보다 일종의 '제한적 시위'로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노림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미군사연습 중단 등을 요구한 '정부 성명'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 남한 정부에 대한 불만도 섞여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과 포 발사에 대해 "북한의 정부 성명을 우리 정부가 수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 전가를 하며 압박하려는 것"이라며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한미합동연습 참가를 위한 부산항 입항과8월 중하순 예정된 UFG 한미합동군사연습 등을 염두에 둔 반발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도 지난 6월과 7월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의 도발을 제압하는 자위적 억제력"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으로 볼 때 북한이 앞으로 핵실험 등의 극단적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수준 등을고려해 군사적 위협 수위를 조절하는 것 같다"며 "북한이 당분간 미국을 정조준하는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