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전제시 대신 상호 비방전

배덕광 전 부산 해운대구청장이 새누리당의 7·30해운대·기장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확정됐다.

배 전 구청장은 8일 오후 해운대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새누리당 해운대·기장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 선출 대회에서 김세현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을 누르고 후보로 선출됐다. 배 전 구청장은 현장 당원 투표 413표, 여론조사 459표 등 총 872표(60.0%)를 득표해 582표(40.0%)를 얻는 데 그친 김 전 총장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이번 경선은 현장 당원 투표(3000명)와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투표 대상 당원 3000명 가운데 727명(24.2%)이 참가했다.

배 전 구청장은 2004년 보궐선거로 해운대구청장에 당선된 이후 10년 동안 3선 연임 구청장을 지낸 관록을 바탕으로 경선 초반부터 우위를 보였다. 구청장으로 있을 때 해운대를 세계적 명품 도시로 만드는 등 재임 중 성과에 대해 후한 평가가 내려지면서 주민들 사이에 한 번 더 밀어주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반면 김 전 총장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트렌드를 역설하며 반전 드라마를 노렸으나 현격한 인지도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배 전 구청장은 후보 선출 후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공천을 놓고 경쟁을 벌였던 김세현 후보와 힘을 합쳐 7·30해운대·기장갑 보궐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겠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 해운대를 안전한 도시로 만들고 나아가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도 저의 경륜을 모두 바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장에서 두 후보는 정견발표를 하면서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는 대신 상대에 대한 비방에 치중하는 등 과열된 모습을 보였다. 당 공심위는 즉석에서 두 후보 모두에게 나란히 구두 경고하기도 했다.

배 전 구청장의 새누리당 후보 확정으로 해운대·기장갑 보궐선거는 배 전 구청장과 새정치민주연합 윤준호 후보 간 양자 대결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애초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출마 여부가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였으나 결국 불출마 선언(본지 8일 자 1면 보도)을 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인지도와 조직력 등을 고려할 때 배 전 구청장의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다. 게다가 보궐선거인 데다 선거일이 여름 휴가철과 겹치면서 극히 저조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표율도 새누리당 후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해운대·기장갑 지역이 야당 지지세가 만만찮은 데다 지난 6·4지방선거의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윤 후보도 해볼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