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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호…부산을 확 바꾸자 <9> 시민이 건강한 도시

공공의료기관 적자 따지지 말고 본래 역할 충실하게끔 해야

  • 최현진 기자 namu@kookje.co.kr
  •  |   입력 : 2014-06-18 20:16:32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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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어린이들이 독감 예방 주사를 맞고 있다. 부산을 '건강한 도시'로 만들려면 어린이와 노인 등을 위한 건강 프로그램을 확충하고 보건의료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국제신문 DB
- 건강도시 중장기계획 마지막 해
- 각종 정책 효과 체감 어려워

- 민간병원 많지만 공공의료 취약
- 보건소 정규인력수 전국 하위권
- 예산 늘리고 인프라 강화 시급
- 질병예방·건강증진 등에 중점
- 동네병원 진료영역 지켜주고
- 서로간 협력시스템 구축해야

부산은 건강하지 못한 도시다. 순환기 계통과 암 사망률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자살률 또한 7대 도시 가운데 가장 높다. 사망률은 높고 기대수명은 낮다. 지역 간 건강 수준의 편차도 심하다.

부산시는 2006년 세계보건기구의 건강도시연합회에 가입해 2008년 건강증진 담당 부서를 신설하고, 지역사회 건강 실태를 조사했다. 2010년에는 건강도시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워 건강한 도시 만들기에 노력했다. 하지만 공론화 과정이 부족해 시민적 관심과 공감을 얻지 못했다.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은 시민이 건강한 도시로 만들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음주·흡연율 줄지 않아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의료원 전경.
2010년 세운 건강도시 중장기발전계획은 올해면 끝난다. 그동안 건강도시 인프라 구축과 건강한 도시계획 등 6개 영역에서 35개 세부 사업을 진행했다. 제5차 지역보건의료계획과 추진 전략도 올해가 마지막 해이다. 2011년 세운 계획은 대부분 초기에 달성했다. 다만 남자흡연율을 올해까지 40%로 낮추기로 했으나 지난해 현재 43.9%로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목표 설정에 문제가 없는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산 시민의 건강 상태는 무엇보다 전국 최고 수준의 음주율과 흡연율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반도 남단 항구도시 특성인 짠 음식이 많은 것도 요인으로 거론된다. 욱하는 부산 사람 성격을 탓하는 전문가도 있다. 빈곤층이 상대적으로 많고, 경제력이 다른 도시에 비해 떨어지는 구조적 문제도 건강도시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건강 수준은 복합적인 이유가 있어 한 마디로 평가하기는 곤란하다. 하지만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는 것이 건강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부산의 보건의료 관련 자원이 다른 도시보다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부산의 병의원 수는 4562개로 서울(1만5941개)의 3분의 1 수준이다. 다른 대도시보다 배 이상 많다.

응급의료기관은 34개로 7대 도시 중 서울(54개)에 이어 2위다. 보건소는 16개로 대구보다 배가 많다. 병상 수는 5만8564개로 서울(8만2018)의 71%에 달한다. 병상 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의사와 간호사 수에 있어서도 서울보다는 적지만 다른 도시에 비해서는 떨어지지 않는다.

■민간병원 많고 공공 취약한 구조

하지만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에 중대한 역할을 하는 보건소의 인프라는 취약하다. 부산에는 16개의 보건소가 있는데 인구 대비 보건 정규 인력은 전국 하위권이다. 전체 보건소의 절반 이상이 계약직이어서 서비스의 질과 연속성에 문제가 있다. 보건소 인력 한 명당 담당하는 주민 수는 부산이 6070명으로 대전과 인천에 이어 3위다. 1인당 의료급여자 수는 259명으로 대구와 광주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부산시가 건강도시 실현에 의지가 있는지는 예산을 보면 안다. 지난해 보건의료 부처 예산이 시 예산의 1%에 불과했다. 이래서는 공공의료서비스 제공 자체가 힘들다. 서울시는 지난해 1.22%인 보건의료 예산을 올해 2%까지 늘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강 증진을 위한 인프라를 확대하고,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주문했다. 공공 의료기관이 모든 것을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민간 병원 중에서 지역거점병원을 권역별로 할당하자는 것이다. 지역거점병원은 암과 순환기 계통을 중심으로 진료하고,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 사업을 함께 하도록 계약한다. 비용은 시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보건소 조직과 인력을 확대하고, 계약직을 정규직화하는 것도 서 당선인이 살펴야 할 대목이다.

부산의료원의 공공적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뺄 수 없다. 고가의 검진 장비를 들여놓는다 해서 공공의료가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적자만 내지 않으면 된다는 의식에서 벗어나야 공공의료기관 역할에 충실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윤태호 교수는 "건강도시위원회를 만들어 모든 부서가 협조하는 체제로 가야 시민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 건강옴부즈맨제도를 통해 시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담배소비세 수입을 건강 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안정된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지름길이다"고 밝혔다.

■건강한 마을 만들기 확대

주민자치센터와 지역 복지관이 지역 주민을 위한 건강증진사업에 참여하고 지역 보건소가 이를 관리하는 시스템 도입도 검토할 만하다. 특히 자치센터를 통한 집단적 관리는 상당히 효과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현재 진행 중인 '건강한 마을 만들기' 사업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지역주민 스스로 이웃의 건강을 챙기는 이 사업은 공공의료의 마지막 보루나 마찬가지다. 보건소가 감당하지 못하는 공공의료서비스를 건강한 마을 만들기 네트워크로 보충할 필요가 있다.

환자가 병을 치료하고 퇴원한 후에는 관리가 잘 안 된다. 보건소에서 이를 파악해 평상시 관리하면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부산 시민이 많이 걸리는 순환기 계통 질병을 특별히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

공공의료 기능을 강화하더라도 기존 동네병원과는 겹치지 않게 하자는 주장도 있다. 일반 진료의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산시의사회 김경수 회장은 "공공보건의료 인프라를 확대하더라도 동네의원과 경쟁 관계를 맺으면 안 된다. 보건소 기능을 강화한다고 일반 진료 기능까지 넘보지 말고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 취약계층 진료 등 본래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고 밝혔다.


# 흡연·음주 전국 최고, 잘 안 걷고 비만 많아

■ 부산시민 건강지표 빨간불

부산은 각종 건강 지표에서 하위권을 달리고 있다. 18일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부산지역 흡연율은 24.3%(표준화)로 전국 7대 도시 가운데 대구(24.4%)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월간 음주율은 63.5%로 다른 도시보다 월등히 높은 1위를 차지했다. 5년 전 58.5%이던 것이 줄지 않고 계속 늘고 있다. 부산 사람, 그만큼 술을 좋아한다. 하루 30분 이상 걷기를 주 5일 이상 실천한 사람의 비율인 걷기 실천율은 지난해 42.8%로 서울의 55.9%보다 매우 낮았다. 운동 안 한다는 얘기다. 체질량지수 25 이상인 사람의 비율인 비만율은 24.2%로 인천에 이어 2위였다. 5년 전(20.3%)보다 뚱뚱해졌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1년 부산 시민의 기대수명은 80.2세로 7대 도시 중에서 울산 시민과 함께 가장 낮았다. 서울 시민(82.7세)보다 2년 4개월 일찍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12위에 그쳤다. 2005년 77.8세로 전국 10위였던 부산의 평균 수명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05년과 대비해 평균 수명 증가 폭은 2.4세로 전국 평균 2.6세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대수명은 연령 표준화 사망률과 관계가 있다. 연령에 따른 격차를 줄이고자 이를 표준화한 사망률인 연령 표준화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433명으로 서울 344명보다 훨씬 많았다. 고령화율이 부산보다 높은 충남(410명)과 전북(416명)보다 높다. 하지만 건강도시 가입 등의 영향으로 2007년과 비교해 사망률은 75명이 줄어 전국 평균(-61명)을 앞서고 있다.

부산은 고혈압과 뇌혈관질환 등 순환기 계통 질환 사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부산의 순환기 계통 사망자 수는 인구 10만 명당 121명으로 전국 평균(85명)보다 36명 많았다. 제주와 비교하면 배 이상 많았다. 암 사망률은 10만 명당 124명으로 전국 2위를 차지했다. 암 발생률은 전국 평균보다 낮고, 검진율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데도 사망률은 높게 나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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