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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전당 전경. 서병수 당선인은 부산문화재단과 영화의전당 등 부산 문화를 상징하는 두 기관의 수장을 뽑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제신문DB |
- 부산문화재단·영화의전당
- 새 대표 선정 문화계 예의주시
- 국립아트센터·오페라하우스
- 천문학적 건설비 조달 과제
- '영화 도시' 내실 다지기도 시급
- 관련 기관 밀집에도 콘텐츠 미흡
문화예술 분야에는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다. 당장 부산의 문화예술 분야에서 핵심 임무를 수행하는 기관의 수장을 뽑아야 한다. 또 부산비엔날레 문제와 부산문화회관 법인화, 문화도시 부산 실현 등 넘어야 할 난제들이 도사리고 있다. 서 당선인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에 따라 앞으로 부산 문화예술을 이끌어갈 방향을 가늠할 수 있기에 관심이 쏠린다.
■부산문화재단과 영화의전당 수장은?
서 당선인은 우선 부산문화재단과 영화의전당 대표를 결정해야 한다. 두 기관은 부산의 문화예술 분야에서 상징성이 크다. 부산문화재단은 부산 문화예술을 주도하는 핵심 기관이고 영화의전당은 영화도시 부산의 상징이다.
먼저 부산문화재단 남송우 대표는 수장의 역할을 연장할 의사가 없다. 2011년 제2대 대표로 취임한 남 대표는 그동안 조직을 다지고 역할을 강화해 재단의 위상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월 임기가 끝나면서 부경대학교 교수로 복귀하려고 했지만, 시장 선거를 앞두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후임자가 나타나지 않자 부산시의 요청으로 어정쩡하게 임기를 연장한 상태다. 남 대표는 새로운 시장이 취임하는 만큼 새로운 대표가 재단을 이끌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부산문화재단은 직원 54명과 300억 원에 가까운 예산으로 부산의 문화 정책을 실질적으로 수립, 집행하는 등 핵심적인 임무를 담당한다. 더욱이 다음 달 29일부터 시행되는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재단의 역할이 더욱 커진다. 이런 조직을 이끌 수장으로 전문가가 아닌 시장의 코드 인사·낙하산 인사가 이뤄진다면 그동안 재단이 이뤘던 성과가 공염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영화의전당은 다음 달 4일 임기가 끝나는 김승업 대표의 연임 의지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계는 김 대표가 연임할지, 아니면 공모를 통해 새로운 대표가 선출될지 주목하고 있다. 이는 영화의전당이 2011년 개관 당시만 해도 부산 영화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BIFF) 전용관이란 설립 취지가 무색하게 첫해부터 BIFF가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등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BIFF 측은 지난해 부산시에 BIFF 조직위와 영화의전당 조직의 결합을 요구했다. 영화계는 서 당선인과 김 대표가 서강대 동문이라는 점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산 넘어 산으로 이어진 현안
서 당선인은 부산시민공원에 추진 중인 국립아트센터를 부산의 링컨센터로 만들겠다고 했다. 국립아트센터는 허원제 전 의원이 한때 주도했으며 현재 정부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액 국비 사업이어서 국립아트센터를 건설하려면 서 당선인이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
현안 가운데 오페라하우스 건립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3월 부산시는 정부의 지방재정투융자 심사를 통과한 뒤 4월부터 기본 및 실시설계에 들어갔다. 난관은 천문학적인 건설비다. 부산시가 산정한 총비용은 2629억 원. 이 가운데 1000억 원을 롯데그룹의 기부로 충당해도 나머지 1600억 원가량은 국비 없이 시비로 감당해야 한다. 시는 편의시설을 유치해 시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입장이지만 미지수다. 오페라하우스에 들어가는 막대한 예산은 서 당선인 임기 내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이뿐만 아니다. 현재 용역 중인 부산문화회관 법인화도 난제 가운데 하나다. 문화회관은 지난해 처음으로 외부 전문가를 수장으로 영입했으나 끊임없이 잡음이 흘러나왔다. 법인화에 대한 시각도 서로 엇갈리는 부분이 많아 해결이 쉽지 않다.
오는 9월 열릴 부산비엔날레 문제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10월 전시감독 선정 과정에서 비롯된 인사 문제로 최근 오광수 운영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정상적인 행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화예술단체들로 구성된 부산문화연대는 오광수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비엔날레 보이콧 방침을 밝혔다.
다양한 국제행사에 관한 서 당선인의 입장 정리도 필요하다. 해마다 연극, 무용, 음악 등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국제 행사가 열리지만, 자립 구조를 가진 행사로 자리 잡기는커녕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예가 적지 않다.
서 당선인이 고려해야 할 부분에는 영화도 들어있다. 부산은 영화·영상도시라고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부산국제영화제 외에는 내세울 것이 거의 없다. 지난 10년간 수백억 원을 들여 해운대 센텀시티에 영화·영상 관련 공공기관과 민·관·학 기관을 밀집시켰으나 실제 부산의 영화산업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이제라도 거대한 영화·영상 하드웨어를 채울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영화·영상 도시 부산의 확실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문화도시 부산을 위한 과제는?
다음 달 29일부터 지역문화진흥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수도권과 지역 간 문화 격차를 줄이자는 것이 이 법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다. 이를 위해 기초지자체에도 문화재단 설립이 가능하고 생활문화가 장려된다. 이에 대비해 부산시는 생활문화의 거점이 될 생활문화센터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올해 안에 유휴시설을 생활문화센터로 조성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생활문화를 활성화하려면 예산 지원이 따라야 한다. 시가 오페라하우스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면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다.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들은 부산에 가장 필요한 것으로 문화 소비를 들고 있다. 문화예술도 공급과 소비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하는 데 부산은 상대적으로 시민이 문화를 즐기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문화예술 교육을 체계화하고 문화동아리를 활성화해 시민이 생활 속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송우 문화재단 대표는 "문화 인프라 구축과 문화예술 창작 활성화 등 거대 담론 못지 않게 시민이 문화를 일상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 국립아트센터·대표도서관·원도심문화 상품화…현장 전문가 양성 급선무
■ 서 당선인 문화공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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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8일 서병수 당선인이 부산시민공원 앞에서 문화정책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김성효 기자 |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의 문화 관련 공약을 살펴보면 국립아트센터를 부산시민공원에 건립하고 부산 대표도서관을 서부산권에 건설하며 노후공단 재생을 통해 복합문화시설을 늘리겠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여기에 한국의 근대사가 녹아 있는 원도심 지역인 부산역~중앙동~보수동~광복동~영도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거리 자체를 문화 상품화하고 부산의 대학가를 창조문화발전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 들어 있다.
서 당선인의 공약 중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대부분 기존에 논의된 것이다. 문제는 공약 실천이다. 제대로 실행만 한다면 부산 문화에 한 획을 그을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부산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현장의 전문가다. 서 당선인이 공약과 자신의 문화 정책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
서 당선인의 공약 가운데 관심이 쏠리는 또 다른 점은 현재 부산시 직접 지원과 부산문화재단 공모사업 지원으로 이원화된 문화예술사업의 예산 지원방식 일원화다. 이는 오래전부터 문화예술 분야에서 요구한 사항이다. 과연 문화행정 혁신을 단행해 실천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