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안철수·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참배를 마친 뒤 굳은 표정으로 묘역을 나서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17일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의 전략공천에 '뿔난' 광주 지역민심을 달래기 위해 광주를찾았다가 가는 곳마다 따라붙는 공천 항의 유권자들과 부딪히며 곤욕을 치렀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두 대표의 난감한 상황은 이날 오전 광주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시작됐다.
윤 후보 전략공천에 반발해 당을 탈당한 강운태·이용섭 후보 측 지지자들과 전략공천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새 정치는 죽었다"라고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언성을 높이며 두 대표에게 항의한 것.
두 대표는 이들을 피해 공항 의전실에 10분 가량 머물다 경찰의 호위를 받아 공항을 빠져나갔다.
광주지역 출마자들과 가진 오찬장에서도 산발적인 항의 시위가 발생, 두 대표는'불편한 점심'를 했다는 후문이다.
국립 5·18 민주묘역에서 광주시당이 주최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은 항의 유권자들 때문에 제대로 진행조차 되지 못했다.
두 대표가 도착하자 먼저 와 있던 강·이 후보 측 지지자들은 "낙하산 공천 웬말이야", "안철수는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고, 심지어 두 대표를 향해 욕설을 내뱉는 사람도 있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들은 추모탑에 겨우 헌화·분향을 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제창한 뒤 추도사도 없이 기념식을 마치고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민주묘역을 빠져나왔다.
야권의 심장부에서 제1야당의 대표가 시민들로부터 이 같은 '홀대'를 당한 것은이례적이다.
특히 시민들의 항의와 경찰의 호위로 이어진 두 대표의 이날 광주방문 모습은 마치 5·6공 때 신군부에 속했거나 이들을 도왔던 당시 여당 지도부들의 광주방문을연상케할 정도였다.
안 대표는 이날 저녁 지역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끝내고 나오는 길에도 일부 유권자들의 항의에 부딪혀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반면에 두 대표에게 보내는 응원의 목소리도 간헐적으로 있었다.
두 대표는 5·18 기념식 후 광주의 중심가인 충장로와 금남로를 찾아 윤 후보와나란히 걸으며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는데, 일부 시민들은 "힘내세요", "새 정치 잘하세요"라며 두 대표를 응원했다. 함께 사진을 찍자거나 사인을 해달라는 시민의 요청도 있었다.
하루동안 상반되는 두 민심을 접한 안 대표는 이날 저녁 지역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통합하면서 변화에 대한 열망을 가진 광주 시민께 빚진 마음이었다"며 "어떻게 하면 그 변화의 열망을 지속시키고 실현할 수 있을 것인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 윤 후보 전략공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 미리 충분히 설명드리고, 상의드리지 못한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김 대표는 "오늘 공항에 내릴 때부터 '광주가 봉이냐' 등 고함치는 소리를 들었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며 "광주시민께서 현명하게 광주의 새 기운을 함께 일궈 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지지를 당부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