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 초동대처 피해 최소화
- 부처 업무조정·정비 불가피
- 총리실 처장급 감당엔 벅차
- "대통령 직속 격상" 지적도
세월호 참사과정에서 무력화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대체하는 정부의 재난대응 컨트롤타워가 국무총리 산하에 신설되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국무회의에서 신설하기로 한 '국가안전처'(가칭)는 제반 관련 부처업무를 총괄조정하고 사고대책을 지휘하는 국가 최고 재난대응 컨트롤타워로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이날 지시에 따라 정부는 국가안전처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국가안전처의 세부적인 기능 관련, 국가적 재난·재해나 화학물질 및 해상 기름 유출, 전력이나 통신망 사고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사고, 복합 재난 등이 발생했을 때 곧바로 현장에 사고 수습 전문팀이 투입돼 대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가안전처의 조직구성은 정부 고위 관료 가운데 재난안전 전문가가 없다는 지적에 따라 국가안전처 소속공무원의 경우 순환보직 시스템 대신 이 부처에서만 근무하면서 재난 전문성을 키우도록 하고, 필요에 따라 외국인 전문가도 채용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행정안전부'에서 이름을 바꿔 단 '안전행정부'도 1년여 만에 업무조정과 내부 조직정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국가안전처가 박 대통령의 구상대로 명실상부한 국가 재난대응 컨트롤타워로 기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먼저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났듯이 안행부 장관이 본부장인 중대본과 총리가 본부장을 맡은 범정부사고대책본부(범대본)조차 관련 부처를 컨트롤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는데, 총리 아래에 있는 처장급이 감당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참여정부 때 이병완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큰 재난에는 안전행정부, 경찰청, 소방방재청, 육해공군, 외교부, 국토교통부 등 모든 부처가 동원될 수 있는데 국내 실정에서 청와대 말고 누가 통제 가능한가"라며 "시급히 청와대 통제시스템이 복원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국가안전처를 대통령 직속으로 하고 장관급으로 격상하는 등의 보완이 이뤄지지 않으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고 오히려 관료들의 자리만 늘려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