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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홍원 총리가 27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사의표명 기자회견을 한 뒤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홍원 국무총리가 물러나게 됐다. 사고발생단계의 초동대응 미숙과 재난대응체제의 혼선 및 고위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까지 겹쳐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고조되면서 내각 총사퇴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정 총리가 '총대'를 멘 것이다.
하지만 총리가 현시점에서 물러나는 것이 책임 있는 모습이 아니라는 비판이 쏟아지면서 다시 한 번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정 총리가 표명한 사의를 수용하면서도, 시기를 '사고 수습 이후'로 정한 것도 이런 국민의 정서를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정 총리의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다"면서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구조작업과 사고 수습으로, 사고 수습 이후 수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박 대통령이)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정 총리는 세월호 참사 발생 열이틀만인 이날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2월 26일 박근혜 정부의 초대 총리로 취임한 지 1년 2개월(426일) 만에 세월호 참사 발생과 초동대응, 구조 및 사고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책임과 무능함에 대한 국민적 분노 앞에 손을 든 것이다. 정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고 예방에서부터 사고 이후의 초동대응과 수습과정에서 많은 문제를 제때에 처리하지 못한 점에 대해 정부를 대표하여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비통함에 몸부림치는 유족들의 아픔과 국민 여러분의 슬픔과 분노를 보면서 저는 국무총리로서 응당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총리 사퇴과정에서도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태도는 계속됐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정 총리의 사의표명을 기자회견을 통해 알았다"고 했다가, 오후에는 "대통령과 교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을 바꿨다. 정 총리의 사의 수리시기로 언급한 '사고 수습'의 기준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설명하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구조와 수습이 한창 진행 중인 시점에 총리가 자리를 비우는 게 과연 진정으로 책임지는 자세인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총리의 진퇴도 중요하지만 지금 더 시급한 것은 사고현장을 수습하는 것으로, 정부는 흔들림 없이 사고 수습에 매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