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참사' 대통령 사과 촉구
- 새누리, 지방선거 고전 위기감
- 개각카드 놓고 폭·시기 고심

세월호 참사 후 정부 당국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온 새정치민주연합이 사고 열흘째를 넘기면서 청와대와 정부의 무능을 정면으로 공격하고 나섰다. 최근 청와대의 '면피성' 발언을 계기로 총공세를 펴며 지방선거에서 정권심판론의 불을 붙일 태세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및 여객선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세월호 실종자들과 가족들, 국민들에게 대통령부터 야당 정치인까지 국정의 책임 있는 우리는 모두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무능과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는 청와대의 무책임, 치킨과 라면으로 상징되는 무사안일, 협회 유착, 국민의 안전과 생명 구조에는 한없이 무기력한 안전 시스템 등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최고위원도 "사고 직후 위기관리를 자신하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청와대가 발뺌하는 나라, 자신들이 만든 매뉴얼도 부정하는 게 지금의 정부"라며 "무능과 무책임의 3류 정부가 대한민국을 비통과 절망에 빠뜨렸다"고 맹비난했다. 새정치연합은 다음 주부터 국회를 정상화시켜 관련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정부 대응의 난맥상을 파헤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새누리당은 높아지는 개각 요구에 개각의 폭과 시기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악화된 민심을 수습하지 않으면 당장 6·4지방선거에서 고전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물밑에선 개각에 대한 공감대는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섣부른 개각 카드는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청와대와 여권 일각에선 세월호 참사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민심 이반이 뚜렷해진 만큼 지방선거 전에 선제로 개각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구조적 문제에 대한 개선책 없이 개각 카드만 꺼냈을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기류도 없지 않다.

특히 당내 초·재선과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각에 대한 절박감이 크다. 개각 폭에 대해선 정홍원 총리를 비롯한 전면 개각 요구가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 지도부는 일단 개각론에 선을 긋고 사고 수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아직 시신 수습도 못 했는데 무턱대고 책임자부터 자르면 사고를 어떻게 수습하느냐"면서 "지금 가족들은 생사 확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데 정치권에서 개각이니, 인책이니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