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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다간 전멸" 새정연 예비후보들 아우성…혼돈의 선거판

야권 '기초선거 무공천' 내홍

  •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
  •  |   입력 : 2014-04-04 22:26:36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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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천 안하면 2번 기호 사용 못해
- 투표 용지에 무소속 후보 난립
- 유권자에 기호·얼굴알리기 치중
- 정책선거는 사실상 물 건너 가
- 시장선거서도 악재 작용 불보듯
- 다급한 후보들 "차라리 공천을"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선거 무공천에 대해 당내 반발이 확산하고 있는 건 6·4지방선거에서 야권이 전패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첫 번째 원인이다. 야권 내부의 위기는 부산지역 선거 전체의 위기이기도 하다. 풀뿌리 정책선거는 사라지고, 난립한 후보의 이름과 기호를 일일이 기억해야 하는 유권자는 눈이 어지러울 수밖에 없다. 결국, 선거 무관심을 키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혼돈의 선거판

4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장 예비후보인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기초선거 출마 예정자들과 함께 당의 무공천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해성 예비후보 제공
4일 "무공천 철회"를 외치며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을 찾은 새정치민주연합 기초선거 예비후보들의 모습은 부산지역 선거 혼돈의 예고편이나 다름없었다. 어깨띠에 적힌 기호 또는 문구가 '무소속' '2번' '새정치민주연합' '민주당'으로 중구난방이었다. 예비후보들의 '딱한 사정'이 그대로 묻어났다.

새정치민주연합 내 이 같은 혼돈은 무소속 후보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당 공천을 받지 않은 무소속 후보들은 새누리당(1번) 새정치민주연합(2번) 통합진보당(3번) 정의당(4번) 외의 번호를 추첨으로 부여받는다. 공천하지 않는 '2번'은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최소 다섯 종류 무소속의 난립이 예상되지만, '부산독립연대' 등 같은 세력의 후보라도 천차만별 기호를 달아야 한다. 유권자들이 해당 후보의 정책이나 성향을 제대로 이해하리라 기대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무소속 후보끼리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투표용지에 무소속 기호가 혼재하면 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라도 무소속 란의 가장 위에 이름을 올린 후보를 찍을 가능성이 크다. 새정치민주연합 기초선거 예비후보들은 안철수 공동대표나 문재인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명함·플래카드에 넣는 등 고육지책을 쓰고 있지만, 정작 투표장에선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정책선거는 불가능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후보들은 기호나 얼굴 알리기에 온 힘을 쏟을 것이 뻔하고, 정책 개발·홍보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은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기초선거에 대한 유권자 관심도 이전 선거보다 훨씬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야권 전패 위기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4일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전용태 단장 등 클린공천감시단 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문종 공천관리위원장, 석동현 부단장, 황 대표, 전 단장, 최준원 위원. 연합뉴스
2010년 지방선거 때 제1야당인 옛 민주당은 선거구별로 2, 3명을 선출하는 부산지역 기초의원 선거에서 36명(지역 28명, 비례 8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이는 전체 182명 중 19.8%에 달하는 수치다. 당시 여당인 옛 한나라당은 109명(지역 93명, 비례 16명), 민주노동당·정의당·친박연대는 17명, 무소속은 20명이 당선됐다. 여당 텃밭에서 야권이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선 이 정도 의석을 차지하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산지역 새정치연합 지지율이 20% 중반대를 기록했지만, '통일된 기호'가 없다 보니 지지자들도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2010년 당선비율인 19.8%를 달성하는 것도 역부족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특히 당은 출마 예정자들에게 "살아서 돌아오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무소속으로 출마한 당원들이 당선 후 다시 당으로 복귀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제1 야당 실종론'이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 큰 문제는 부산시장 선거다. 기초선거 출마자와 선거운동원들은 시장 선거를 지원사격하는 '소대장'과 '전투원'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들이 유세 때마다 동원하는 차량은 제각각 다른 기호를 단다. 전혀 시장 선거운동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혼선만 부추길 수 있다. 233대의 새누리당 유세 차량이 '기호 1번'을 홍보할 때 새정치민주연합 시장 후보는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하는 셈이다. 무소속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라는 변수까지 더해진 마당에 제1 야당의 부산시장 선거가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장 예비후보인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패배가 예상되는 희망 없는 선거에 누가 후보로 나서겠느냐"며 "시장에서 구의원까지 줄 투표로 기호 1번을 선택한다면 3당 합당 후 부산을 지켜온 민주세력은 공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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