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민병두 의원과 송호창 새정치연합 의원을 비롯한 양측 인사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통합신당 창당 정무기획단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박용진 홍보위원장, 민 의원, 최원식 의원, 새정치연합 박인대 공보팀장, 송 의원, 금태섭 대변인. 연합뉴스

- 경기지사 단일화 등 후속 절차
- 새누리 대 反새누리 구도 형성

- 내심 야권 분열 기대했던 새누리
- 기초공천 폐지 공약 파기 여파로
- 신당에 주도권 뺏길까 전전긍긍
- 황우여 차출 등 전략수정 불가피

2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의 '제3지대 신당' 창당 합의로 6·4지방선거 지형도 급변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는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화약고'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야권 후보가 정리되면서 새누리당과 신당 후보 사이의 양자 구도로 재편, 피할 수 없는 격전이 예상된다. 특히 안철수 신당 후보 출현에 따른 야권 분열을 염두에 뒀던 새누리당은 선거 전략을 백지상태에서 새롭게 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반면,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다툼으로 관심을 모았던 '호남권 변수'는 소멸했다. 제3지대 신당이 기초선거 공천 폐지를 공언, 기초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야권, 수도권 후보 정리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이 '한 배'에 올라타면서 수도권에서 '야권 후보의 재구성'이 속도감 있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양측이 일단 '마이웨이'로 지방선거를 치르고 나서 그 성적표에 따라 야권 내 지형 재편이 본격화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이날 '폭탄선언'으로 그런 관측은 일순 해체됐다. 야권 재구성의 '시간표'가 지방선거 전으로 훌쩍 앞당겨진 것이다.

특히 관심은 김상곤 경기교육감의 경기도지사 출마 문제에 모이고 있다. 김 교육감의 거취 문제가 이날 합의의 촉매제가 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김 교육감이 민주당과 안 위원장의 공동지원을 받는 무소속 시민후보 모델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영입 노력을 해온 안 위원장으로선 출구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민주당 내에서도 "어떻게든 매듭을 풀어야 한다"는 물밑 움직임이 있었다.

이에 따라 김 교육감의 최종 결심에 따라 김진표·원혜영 의원 등 민주당내 기존 주자와의 경선 등 교통정리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과 인천시장 후보는 민주당 소속의 박원순, 송영길 현 시장의 공천이 유력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여, 수도권 전략 조정

수도권에서 야권 분열을 기대했던 새누리당은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일단 야권의 후보단일화가 선거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이날 언론인터뷰에서 "여당으로서는 선거가 녹록지 않은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야권 성향 유권자가 그동안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으로 나뉘었을 텐데 그들이 하나로 결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지지자가 합쳐지는 것에 더해 마음을 정하지 못했던 야권 성향표가 '제3지대 신당'으로 뭉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당내에서는 정치 이슈에 민감한 수도권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신당이 주도권을 잡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신당은 지방선거 국면에서 '대선공약 파기' 공세를 최대의 공격무기로 들고 나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기초공천을 유지하는 대신 정치개혁의 대안으로 제시한 '오픈프라이머리'의 성공적 개최로 맞대응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황우여 대표의 인천시장 출마론 등 그동안 잦아들었던 중진 차출설이 다시 '힘'을 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불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경기지사에 대해서도 '상황 변화'에 따른 재고요청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기초선거 손익 관심

'제3지대 신당'의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이 기초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우선 공천제를 유지키로 한 새누리당 후보들이 다소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무소속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저마다 신당 후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신당이 공천제를 폐지키로 한 만큼 이 경우 특정 무소속 후보를 집중지원하기도 쉽지 않다.

다만, 새누리당과 무소속 후보의 양자 대결이 벌어지는 지역에서는 '새누리 대 반새누리' 구도가 형성,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