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맞아 역대 민선 경남도지사와 울산시장 선거를 되짚어본다. 두 지역에서는 언제나 치열한 선거가 벌어졌다. 민선 단체장 선거제도가 정착하는 과정에서는 수많은 오류와 시행착오가 발생했다. 어찌보면 다시 돌이키고 싶지 않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지난 선거를 더듬어 본다는 것은 더 나은 선거문화를 이루기 위한 교훈과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또 공명선거 의지를 다지는 한편 반면교사의 기회로도 삼을 수 있다.
- 울산 승격 연기로 여당에 반감
- 1대 김용균 30%대 예상 밖 선전
- 한나라당 텃밭 연승행진 속
- 5대 영남 첫 야권 단체장 탄생
■1~2대, 자민련 김용균 후보의 선전
민선 1대에는 여당인 민주자유당 김혁규 후보와 자유민주연합 김용균(전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후보가 맞붙었다.
민자당 김 후보는 현직 관선지사의 프리미엄과 지역의 친여정서를 등에 업고 자민련 김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김 지사는 당시 116만103표(63.8%)를 얻어 65만8865(36.15%)를 얻은 자민련 김 후보를 압도했다. 하지만 자민련 김 후보는 인지도가 떨어져 10~20%의 득표율을 보일 것이라는 일반의 예측과 달리 선전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는 당시 울산시의 광역시 승격이 연기된 것과 관련, 울산시민들이 자민련 김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등 여당에 대한 반발심이 작용한 게 원인으로 분석됐다. 1대 도지사 선거에서는 당시 울산의 광역시 승격 무산이 큰 이슈로 부각됐었다.
2대 선거는 당시 현직 지사인 한나라당 김혁규 후보와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 강신화 후보, 무소속 허문도 후보 간 3파전으로 치뤄졌다. 강 후보는 1, 2대 민선 교육감, 허 후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 당시 통일부 장관 출신으로 세 후보 모두 화려한 경력을 지녀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한나라당 김 후보가 74.6%의 유효표를 얻어 12%대 득표율을 보인 두 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눌러 싱거운 선거로 끝났다.
■3~4대, 마산 준혁신도시가 쟁점
3대는 현직 지사인 한나라당 김혁규 후보와 여당인 새천년민주당 김두관(전 남해군수) 후보, 민주노동당 임수태(정당인) 후보가 맞붙었다. 한나라당 김 후보가 2대 때와 비슷한 74.5%의 압도적인 표차로 두 후보를 따돌리고 여유있게 당선됐다. 민주당 김 후보는 당시 노무현 민주당 대선후보가 몰고온 기세에 힘입어 이른바 '노풍'을 기대했으나 열세를 만회하지 못했다.
4대 선거는 김혁규 지사가 3선 연임 제한으로 출마를 못하면서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 김두관, 한나라당 김태호(전 거창군수), 민주노동당 문성현(정당인), 국민중심당 김재주(공무원) 후보 간 4파전으로 치뤄졌다. 한나라당 김 후보가 63.12%의 득표율로 25.41%의 열린우리당 김 후보 등을 누르고 무난히 당선됐다.
4대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김 후보의 마산 준혁신도시 공약이 큰 쟁점이 됐다. 정부가 경남 혁신도시로 진주를 선정하자, 김 후보가 마산 표심을 의식해 이곳에 혁신도시 이전 기관 일부를 분산배치키로 하면서 논란이 됐다. 열린우리당 김 후보 등은 건교부 발표 등을 근거로 "분산이전이 법적으로 불가능한 데도 김 후보가 거짓말을 한다"며 맹공을 퍼붓고, 김 후보가 이를 반박하면서 선거기간 내내 쟁점이 됐다. 하지만 이 이슈가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한나라당 김 후보에게 치명상을 입히지는 못했다.
■5대~보궐선거, 야권 지방정권 교체 기적 일어나
5대 선거에서는 이변이 벌어졌다. 무소속 김두관(전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가 여당인 한나라당 이달곤(전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를 근소한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당시 김 후보는 81만2336표를 얻어 70만5986표를 받은 이 후보와 불과 10만6350표 차이를 보였다.
이 선거는 한나라당 텃밭인 영남의 첫 야권 광역단체장 탄생이라는 점에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김 후보의 승리는 무엇보다 높은 투표율이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경남지역 투표율은 61.9%로 전국 평균(54.5%)보다 7.4%포인트나 높았다. 변화와 개혁을 열망하는 진보성향의 젊은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에 참가, 김 후보의 득표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19일 대선과 함께 치뤄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서는 새누리당 홍준표(전 한나라당 대표) 후보가 당선됐다. 홍 후보는 86만1327표(64.5%)를 얻어 47만5086표(35.5%)에 그친 권영길(무소속·전 민주노동당 대표) 야권 단일후보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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