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완구(왼쪽), 박맹우

- 1997년 광역시 승격… 2대부터 실시
- '노동운동 메카' 노동계 후보 관심
- 4·5대 1강2약 구도 반전 없는 결과

울산은 한국의 '산업수도'란 별칭 외에도 '노동운동의 메카'로도 일컬어진다. 이를 정치적 관점에서 해석하자면 노동자란 특정 집단의 표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노동자와 그들 정당을 빼놓고는 지역 정치사를 이야기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의견이다.

■민선 2기부터 시작된 울산광역시장 선거

전국적으로 첫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 것은 1995년 6월이었다. 그러나 울산광역시장 선거는 1998년 6월 실시된 2대 때부터 시작됐다. 1대 때는 광역시가 아니라 경남도 산하 기초자치단체였기 때문이었다.

1997년 7월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되면서 당시 기초단체장이던 심완구 시장이 광역시장 자리를 승계했다. 심 시장은 진정한 민선 광역시장이 되기 위해 2대 지방선거에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

이에 맞서 국민당 울산 중구 국회의원을 지낸 차화준 변호사가 자민련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고, 국민신당을 대표해 강정호 변호사와 송철호 변호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결과는 42.74%를 득표한 심 시장의 승리였다.

■박맹우 후보의 역전 드라마

이 때까지만 해도 야당인 한나라당 텃밭이던 울산에 현직 시장이 임기 말 갑자기 당적을 바꾸면서 3대 시장선거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된다. 그런 가운데 당시 지역 정치권에서는 무명이나 다름없던 박맹우 현 시장이 한나라당 공천을 받게 된다. 박 시장의 당시 나이 51세, 시청 국장으로 재임 중이던 공무원 신분이었다. 인지도나 경력이 너무 떨어진다는 비판이 당내는 물론 일반인들 사이에도 나돌았다.

우려를 증명하듯 3대 선거전에 즈음한 여론조사에서는 앞선 선거에서 3.3%포인트의 근소한 표 차이로 석패한 송철호(당시 민주노동당) 후보가 크게 앞서 나갔다. 송 후보는 박 후보보다 최소 10%포인트 이상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02년 6월 13일 밤 3대 선거의 최대의 이변이 연출됐다. 개표 전 방송사 출구조사에서도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던 박 후보가 예상을 깨고 초반부터 앞서 나가기 시작하더니 줄곧 같은 기조를 유지했다. 결과는 53.07% 대 43.61%. 거의 10%포인트 차가 났다.

■노동계 후보의 본격 출마

2006년 5월 치러진 4대 선거는 재선을 노리는 박 시장의 대항마로 심규명 변호사가 열린우리당 후보, 전교조를 이끌었던 노옥희 교육위원이 민노당 후보로 출마했다. 이 선거는 애초부터 박 시장의 우세가 예상됐던 가운데 야당후보의 단일화가 변수였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다. 박 시장은 63.23%라는 압도적 표차로 재선됐고, 노 후보가 25.25%, 심 후보가 11.51%를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2010년 6월 치러진 5대 선거는 4대 때의 재판이었다. 출발부터 1강2약의 구도 속에 노동계 정당인 민노당이 진보신당과 갈라지면서 각각의 후보를 내는 바람에 표는 더 분산됐고 박 시장에게 손쉬운 승리를 가져다 주는 결과로 작용했다. 박 시장은 61.26%를, 민노당 김창현 후보는 29.25%, 진보신당으로 소속을 바꿔 재도전한 노옥희 후보는 9.48%를 얻는 데 그쳤다.

◇ 울산광역시장 역대선거 1대 광역시 승격 전 2대 심완구 (한나라당 42.74%) 송철호 (무소속 39.44%) 차화준 (자민련 7.91%) 강정호 (국민신당 9.89%) 3대 박맹우 (한나라당 53.07%) 송철호 (민노당 43.61%) 안승천 (사회당 3.30%) 4대 박맹우 (한나라당 63.23%) 노옥희 (민노당 25.25%) 심규명 (열우당 11.51%) 5대 박맹우 (한나라당 61.26%) 김창현 (민노당 29.25%) 노옥희 (민노당 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