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여권

- 무응답 작년 8월比 3.5%P ↑
- 질문 순서 '1번 효과' 작용
- 인지도 앞선 후보 유리 분석
- 지지율 추이 연결 신중해야

# 범야권

- 김성식 제외로 73.1%가 "…"
- 安 신당 지지층 상당수 추측
- 높은 지지율 오거돈도 빠져
- 선거판 '태풍의 눈' 될 수도

수치상 권철현 전 주일대사가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다른 변수를 감안할 때 아직은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국제신문과 (주)리얼미터가 6·4부산시장 선거를 5개월가량 앞두고 실시한 범여권 후보 지지율 조사 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한 것이다. 권 대사의 리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50%가 넘는 시민이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등의 변수를 감안할 때 쉽게 경쟁 구도를 점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야권의 판세는 더더욱 불투명하다. 무려 70%가 응답하지 않은 것은 '안철수 신당'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권철현 선전, 이진복 깜짝 2위

이번 여권의 부산시장 후보 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권 전 대사의 선전이다. 15.1%의 지지율로 비록 오차범위(±3.1%포인트) 내이긴 하지만 9.5%로 2위를 차지한 이진복 의원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후보 가운데 유일한 두 자릿수 지지율이기도 하다. 권 전 대사는 지난 8월 말 본지 조사에서는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다. 당시 조사에서는 지난 9월 말 불출마를 선언한 김세연 의원이 1위를 차지했었다. 대사직을 수행하면서 정치와 일정 거리를 뒀었고, 현재도 원외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저력이다. 여기에는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관록에다, 일찌감치 도시개발 전문가로 시민들에 각인된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위 소속으로 지역 산업계 관련 예산 유치에 적극적인 이 의원의 '깜짝 2위'도 눈길을 끈다. 친박근혜계 핵심으로 언제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4선의 서병수 의원은 8.6%의 지지율에 그쳐 3위로 처졌다. 지지율 수치는 8월 말 조사의 9.4%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이런 표면상의 지지율 추이를, 경쟁 구도로 그대로 연결짓는데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8월 말 조사에서 48.5%이던 무응답층이 52.0%로 소폭이지만 오히려 더 늘어났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선거가 다가오면 무응답층이 줄어든다. 그렇지만 거꾸로 늘어난 것이다. 그만큼 선거에 관심이 적다는 것으로 지지율 조사가 아닌 인지도 조사 성격을 어느 정도 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인지도 면에서 앞서는 권 전 대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질문 순서에서 '1번 효과'도 어느 정도 포함됐다. 거꾸로 가나다 역순으로 물을 때 1번이었던 이진복 의원도 이 효과를 어느 정도 누린 것으로 추정된다.

서병수 의원과 함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박민식 의원의 지지율은 4.8%로 저조했다. 권 전 대사와 서부산권 등 강세 지역이 일부 겹쳐 손해를 봤다는 분석이다.

■오거돈 전 장관 변수 여전

8월 말 조사에서 16.2%의 지지율로 범여권 부산시장 후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던 김성식 전 안철수 대선캠프 공동선대본부장은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다. 본인이 출마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의 빈자리가 4개월 전 조사에서 43.4%이던 부동층 비율을 73.1%로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바꿔 말하면 안철수 신당이 창당되고, 새로운 후보를 내놓으면 그쪽을 지지하겠다는 시민 비율이 상당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시장 후보 당내 경선 출마를 선언한 4명의 민주당 후보 가운데는 김영춘(10.8%) 위원장이 유일하게 두 자릿수 지지율에 턱걸이했다. 김 위원장은 두 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서울의 지역구를 뒤로하고 지난해 총선 때 부산으로 내려와 시장직에 도전하고 있다. 시당 신공항추진특위를 이끌고 있는 최인호 위원장은 8.7% 지지율로 바짝 뒤쫓고 있다.

또 한 가지 감안할 점은 지난 조사에서 13.4% 지지율로 야권 2위를 차지했던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이번 조사에서 빠졌다는 것. 무소속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오 전 장관은 최근 각종 조사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등 이번 선거판의 '태풍의 눈'으로 남아 있다.

(주)리얼미터 관계자는 "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부동층이 많다는 것은 거론되는 후보 가운데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야 모두 제3의 후보 출현 가능성이 사그라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