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로 기억된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대구를 몇 개월 만에 방문했는데 언론이 방문 배경과 의미를 분석한다고 부산을 떨었다. 대구 달성군 의원이 지역구를 방문하는 게 뉴스가 되는 게 의아했다. 대부분 의원들은 매주 지역구를 간다. 지역구를 몇 개월 만에 방문하고 그게 뉴스가 되는 건 대선후보이기 때문이었다.
지난 9월 부산시와 새누리당 당정회의 때 손수조 사상구당협위원장은 마지막에 이런 말을 했다. "다른 의원들께서 열심히 지역구 현안 챙기시는 모습 보니까 우리 지역 문재인 의원은 뭐하시는지 모르겠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매우 정치적인 발언이었지만 근거없는 말도 아니었다.
문 의원이 지난 주말 차기대권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문 의원이 차기대권 도전을 선언하는 순간 부산 사상구는 지역구 의원을 잃었다.
보통 초선은 물불 안 가리고 지역 일에 나설 때지만 문 의원이 사상구 일에 적극 나서는 것을 본 일이 없다. 중앙무대에서 활동하는 대선후보 출신이 부산이나 사상구 현안을 챙기는 건 속칭 '가오'가 떨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역엔 첨예한 현안인 부산 구치소 이전 문제가 걸려 있지만 지난주 법무부 관계자 현장 방문 때도 문 의원은 보이지 않았다. 구치소 이전 문제에 법무부가 대선후보 출신인 문 의원보다 법사위 소속 초선 의원인 김도읍 의원의 눈치를 더 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사실 예결특위에도 민주당 부산 의원으로 3선의 조경태 의원이 아니라 초선의 문 의원이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누구도 그런 역할을 요구하지도 않고 기대도 하지 않는다. 그는 대선후보 출신이기 때문이다.
대선 후 1년이 지났다. 이제는 문 의원이 손에 흙도 묻히고 지역구 현안도 직접 챙기는 초선 의원으로 살아주길 지역구민들은 기대했을 것이다. 그런데 문 의원이 또다시 대권 재도전을 시사하면서 남은 3년여 임기를 잠재적 대권후보로 살기를 자처했다.
지난 29일 기자 간담회에서 누군가 문 의원에게 지역구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을 물었는데 문 의원은 지역구 얘기 대신 새 정치 운운하며 답변을 넘겼다. 지역구 활동을 치열하게 해보지 않아 할 말이 없었던 걸까.
대선후보를 낸다는 자부심에 사상구 예산 좀 따오거나 그런 건 얼마든지 희생할 수 있다는 높은 정치수준을 가졌다면 상관없겠지만 내가 사상구민이었다면 문 의원의 대권도전 발언이 반갑지 않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