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의 당내 경선에서 벌어진 대리투표 행위가 법에 어긋난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28일 통합진보당 경선에서 대리투표를 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백모(53) 씨와 이모(39)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확정하기 위한 당내 경선은 국회의원 당선으로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절차로 직접투표 원칙이 민주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전제했다.
통합진보당 당규에서는 투표 종류로 직접투표, 전자투표, 우편투표(부재자 투표의 경우) 등 세 가지를 규정하고 있는데 직접투표의 경우 대리투표 금지를 명시적으로 선언하고 있다. 재판부는 "통합진보당 전자투표의 경우에도 고유인증번호를 두 차례 시스템에 입력해야 한다. 이는 한 사람이 여러 번 투표하거나 대리투표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통합진보당 당내 경선에도 당원들의 직접·평등·비밀투표 등 일반 선거의 원칙이 적용되고 전자투표에서의 대리투표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대리투표가 통합진보당 경선업무의 적정성이나 공정성을 방해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당내 경선 과정에서의 대리투표 행위가 선거의 대원칙인 직접·비밀·평등선거에 위반된다는 대법원의 첫 사법적 판단으로 향후 다른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사건 판결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통합진보당 경선 부정과 관련해 기소된 인원은 모두 510명이다. 이중 18명은 법원 판결이 확정됐고 492명은 재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