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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 사제단·야권 동시 압박 효과
- '종북논란' 더욱 가열될 듯
- 국가기관 대선개입 특검 등
- 정치현안 희석될 가능성도
박근혜 대통령과 정홍원 국무총리가 25일 나란히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의 지난 22일 시국미사에서 나온 북한의 연평도 포격 관련 발언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면서 파문이 증폭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이후 거의 한 달 만에 주재한 이날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일부 사제단의 시국미사 발언을 겨냥, "국민들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분열을 야기하는 일"이라며 "앞으로 이런 일들은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을 것"고 경고했다.
지난 23일이 연평도 포격 3주년임을 언급,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한 대응으로 맞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안보는 첨단 무기만으로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애국심과 단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북한은 연평도 포격 도발을 뉘우치기는 커녕 이제 청와대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까지 위협하고 있는데, 우리의 현실은 나라를 위해 젊음을 바치고 죽음으로 나라를 지킨 장병들의 사기를 꺾고 그 희생을 헛되게 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주교 전주교구의 시국미사에서 박창신 원로신부가 "북방한계선(NLL)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해야 하겠어요? 북한에서 쏴야죠. 그것이 연평도 포격이에요"라고 한 발언을 사실상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국가 정체성을 흔드는 언행들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무관용 대처'를 하겠다는 것으로 야당이나 종교·시민단체 등의 대응과 맞물려 '종복 논란'이 더욱 거세질 수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정 총리의 비판은 훨씬 수위가 높고 구체적이었다. 정 총리는 이날 긴급 간부회의를 주재하면서 박 신부의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을 파괴하고 적에 동조하는 행위"라면서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박 대통령과 정 총리가 이처럼 나란히 강경대응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도 연평도 포격 3주년을 맞아 각각 군 통수권자와 행정부를 통할하는 총리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 영토를 지키는 일에서 강한 사명감을 드러낼 필요가 있었던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침몰을 옹호하는 뉘앙스를 풍긴 박 신부의 발언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용납될 수 없다는 '부적절성'을 지적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
이와 함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과 민주당을 동시에 압박하는 효과도 노린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정의구현사제단이 지난 22일 시국미사에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파문이 일었고 앞으로도 이 시국미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이번 발언을 고리로 사제단에 강력한 비판을 가함으로써 향후 행보에 힘을 빼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사제단의 '대통령 퇴진 주장'에 "기본적으로 박 대통령과 여당이 어느 측면에서는 자초한 일"이라고 일정 부분 동조한 민주당에 대해서도 압박을 가할 수 있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청와대와 총리실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시국미사 파문이 확산할수록, 민주당이 줄곧 추진해온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특검 도입 등 정치적 현안이 묻히거나 여론의 관심을 끄는 힘이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