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당 반대도 예외조항으로

- 與, 천재지변·비상사태처럼
- 선진화법 미적용 분류 주장
- 안건조정위 등 활용 반론도

# 개정조차 어려운 선진화법

- "헌법 과반수 원칙에 위배"
- 기본권 침해 명확하지 않아

개정 당시부터 논란이 일던 국회선진화법이 시행 1년 반만에 재개정의 갈림길에 섰다.

새누리당이 문제삼는 대목은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요구 또는 소관상임위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요구가 있을 경우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한 국회법 제85조 2항이다. 이 조항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천재지변, 전시·사변, 국가비상사태로 제한한 제85조 1항과 맞물려 야당의 협조 없이 법안처리를 할 수 없게 만들었다. 다수당으로선 '전가의 보도'였던 국회의장 직권상정 제도가 사실상 폐지되고, 쟁점 법률안을 통과시키려면 재적의원의 과반이 아니라 5분의 3의 동의가 필요해진 것. 이로 인해 여당은 야당의 협조 없이는 어떤 법률안도 통과시키기 어려운 처지가 된 반면 야당은 여당의 일방통행을 막을 강력한 무기를 갖게 됐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야당의 반대로 법률안 통과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상황'도 천재지변처럼 선진화법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조항으로 분류하자고 주장한다.

상임위에서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요구가 있을 경우 여야 동수의 안건조정위원회를 두게 하고, 3개월 숙려기간이 지나면 일반안건으로 다수결 원칙에 따라 처리할 수 있도록 한 만큼 여야가 정치력만 잘 발휘한다면 위 조항은 큰 문제가 아니란 반론도 있다.

새누리당은 선진화법의 제약으로 개정조차 어려운 만큼 위헌 소송도 카드로 검토하고 있다.

헌법 제49조는 '국회는 헌법 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돼 있는데 국회선진화법이 이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정 당시에도 이 정도의 '가중정족수'는 헌법에서 정한 의결정족수 침해가 아니라는 해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헌법소원의 요건이 되는 '기본권 침해' 부분도 명확하지 않다. 헌법소원은 국민이 법을 포함한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을 때 제기할 수 있는데 전문가들은 "침해받는 기본권 자체가 불분명한 데다 국회의원이 법률안을 심의하는 절차 등에 대한 권한 등은 기본권이 아니라는 판례도 있는 만큼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무엇보다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법률을 1년 만에 헌법재판소의 힘을 빌려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자기 권한을 스스로 부정하는 자가당착이라는 야권의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여기에 법안 통과를 주도했던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나 남경필 의원도 "토론과 대화, 타협의 국회를 만들기 위해 여야 대타협으로 만들어낸 선진화법이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밝히는 등 여당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