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위원들 중 전문가 전무
- '불가' 근거된 통상마찰 우려
- 반대논리 있는데 묵살 의혹
선박금융공사 설립 포기를 결정한 정부 정책금융TF 회의에서 선박금융공사 관련 회의는 단 두 차례로 졸속검토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이진복(부산 동래구) 의원이 5일 금융위로부터 입수한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TF' 명단 및 회의자료에 따르면 총 11회 개최된 회의 가운데 '선박금융 지원강화 방안'이 안건이 된 회의는 단 2번에 그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 29일 개최된 5차회의와 7월 10일 개최된 9차회의 두 차례였으며, 그나마 9차회의 때는 대내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도 함께 논의돼 선박금융이 단독으로 논의된 회의는 사실상 1회에 불과했다.
TF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역시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의 통합 문제였으며 이 외에도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통합 문제 ▷기업은행과 신·기보의 중소기업 지원강화 문제 등에 밀려 선박금융공사 설립은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실제로 선박금융공사 설립과 관련된 TF 논의자료를 보면, 선박금융공사 설립의 필요성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고 WTO 보조금 협정 위반 등 통상마찰 가능성에 대해서만 언급이 돼 있다. 그나마 통상마찰 우려도 심도있는 검토라기보다는 기존 보고서 등에 제기된 우려를 확인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통상마찰 소지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검토조차 되지 않았다. 이는 선박금융공사 설립에 부정적인 정부가 이미 '불가'로 결론을 내려놓고 졸속으로 심의를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 의원실에서 TF 명단을 분석한 결과 6명의 민간위원들 중에 선박금융 관련 전문가는 전무했고, 통상 전문가가 단 한 명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WTO분쟁 전문가인 서울대 안덕근 교수의 경우, 과거논문에서는 WTO 보조금 협정 제소절차의 결정과 이행에 상당한 시간이 지연되는 등의 문제로 제소국 입장에서 실익이 별로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과거 2002년 EU의 제소건에 대해서는 국내 조선산업이 세계 정상에 오르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정으로 평가해 현재 TF의 입장과는 전혀 다른 의견을 보여왔다.
결국 이 같은 반대논리가 정부 TF 논의과정에서 묵살됐거나 시간에 쫓겨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이진복 의원은 6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경제부처 결산심사에서 이 부분을 따져물을 계획이다. 이 의원은 "한 두차례 회의에서 선박금융공사 설립 문제가 얼마나 심도있게 논의됐겠느냐"며 "WTO 제소 우려로 공사 신설이 불가능하다는 TF의 주장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