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능력 진전과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 등으로 동북아 안보지형이 변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와 한반도 핵심관련국 간의 외교안보 채널 연쇄 접촉이 시작돼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연쇄 일정은 한미 양국간 국가안보 라인 접촉으로 스타트를 끊는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3일 미국을 방문해 수전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날 예정이다. 미국과는 연내에 외교 차관급 전략대화 개최도 검토되고 있다.
중국과도 6월 정상회담 합의사항인 외교안보 채널 간의 대화 일정이 대기하고 있다.
김 실장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간의 한중 고위급 전략대화가 다음달 개최되는 방향으로 실무 협의되고 있다. 이어 차관급의 한중 전략대화, 외교·국방 라인의 국장급 인사가 참석하는 외교안보대화 등의 일정도 한중 고위급 전략대화 후속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일본과는 3년 여만인 다음달께 한일 안보정책협의회를 개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런 연쇄 일정에서 중요한 논의 포인트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침략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추구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많지만, 우리의 우려에도 미국이 이를 공식 지지하면서 한미동맹보다 미일동맹이 우위에 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20일 "집단적 자위권 문제를 연결고리로 미일동맹이 치고 올라오는 것은 예상됐던 것"이라면서 "새 정부 들어 한미동맹 자체를 강화하고높이는 것을 간과한 측면이 있는데 미일동맹에 밀리지 않을 만큼 한미동맹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주일미군이 주한미군의 후방지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는 한반도 안보 문제와도 포괄적으로 관련돼 우리와도 이해관계가 있는 측면도 있다.
문제는 집단적 자위권 추구에 대한 우리의 이해관계가 한중 협력관계에는 부정적인 요소라는 점이다. 중국은 한미일 안보협력을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으로 보는시각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는 미국과 일본과의 협의에서 집단적 자위권 추구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일본의 군사적 보통국가화에 대한 국내의 우려를 미국에 강하게 전달하면서 일본의 움직임에 대해 '적정 수위 관리'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에도 미·일에 전달한 우리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핵 문제도 주요한 논의 포인트다. 북한의 가시적인 태도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한·미·중 3국은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는 공유하고 있지만 비핵화 대화 프로세스 재개에 대한 입장에는 차이가 있다.
우선 한미 양국은 '선(先) 비핵화 사전조치'를 요구하나 중국은 '선(先) 6자회담 재개'를 강조하고 있다.
한미 양국간에도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분위기 측면에서는 미국이 더 강경한 상황이다. 우리 정부로는 북한의 태도변화를 견인하기 위한 핵심국의 공동 움직임을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진전과 관련된 전시작전권 전환 재연기 문제나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 논란을 촉발한 다층(多層)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 문제 등에 대해서도 미국, 중국 등과 의견교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