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기록관리비서관이 10일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삭제 논란과 관련,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앙지검으로 향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미결재 문서 이관제외 당연"
- "이관 안됐다" 검찰주장 비판

- 與 "뻔뻔스럽다, 석고대죄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논란과 관련,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10일 "실무자들을 괴롭히지 말고 나를 소환하라"면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노무현재단 김경수 봉하사업본부장이 전날인 9일, 서울고검 기자실을 찾아 "검찰이 복구한 대화록은 사본에서 표제 부분만 삭제된 것"이라고 반박한 데 이은 재반격인 셈이다.

문 의원 측은 검찰의 이번 발표가 2009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사건과 비슷하다고 보고 정면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문 의원은 이날 오후 '검찰은 정치를 하지 말고 수사를 하십시오'라는 개인성명에서 "검찰은 짜맞추기 수사의 들러리로 죄 없는 실무자들을 소환해 괴롭히지 말고 나를 소환하라"며 "시스템 관리실무자 1명만 대동해 초본과 최종본의 처리상황을 확인하면 초본에 대해 대통령의 수정이나 보완 지시가 있었는지, 어떤 지시를 했는지, 초본 이후 최종본이 다시 보고된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의문이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근 대화록 수사는 전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2009년 '정치검찰'의 행태를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 검찰은 언론 플레이 대신 묵묵히 수사에만 전념, 수사 결과로만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문서 보고 후 대통령의 수정이나 보완 지시가 있었다면 그 문서는 결재가 끝나지 않은 문서이고 미결재 문서는 이관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종이문서로 치면 반려된 문서"라며 "이를 검찰이 완결된 문서로서 이관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저의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검찰이 지난 2일 "참여정부의 대통령기록관 이관기록에 대화록이 없다"는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이후, 문 의원이 공식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의원 측은 "이번 사태가 그렇게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민주당 지도부도 이날 문 의원 성명에 앞서 문 의원 진영에 힘을 보탰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24시간 비상국회 운영본부'회의에서 "NLL을 둘러싼 정쟁은 종결하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날 문 의원의 발언에 대해 "뻔뻔스럽다", "석고대죄해야 한다"면서 강력히 비판했다.

강은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의원은 (사초 폐기) 범죄행위에 대한 사과나 해명이 아니라 전임 대통령의 죽음을 들먹이며 검찰을 비판했다"면서 "문 의원과 노무현재단 관계자의 해명은 너무 뻔뻔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의원은 그동안의 거짓 해명에 대해 국민께 석고대죄하고 정치적, 도의적,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