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풍찬노숙' 생활이 27일로 한달을 맞았다. 지난달 27일 서울광장 천막에 침낭을 푼 뒤 민주당이 정기국회 전면참여를 선언한 23일 이후에는 버스에 몸을 싣고 전국 각지로 옮겨다니며 '야전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 스스로 자신을 '전국구 노숙자'로 부른다.
특히 지난 16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 국회 3자회담이 '빈손'으로 끝난 뒤 박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재인용, 박 대통령에게 돌직구를 날리는 '부메랑 전술'을 구사하며 장외에서 대여전선을 총지휘하고 있다.
노숙 강행군이 계속될 수록 박 대통령을 향한 김 대표의 '입'에도 독기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김 대표는 3자회담 직후 박 대통령이 야당의 장외투쟁을 비판하며 '국민적 저항'을 언급하자 곧장 "불통정치가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되받아쳤다.
기초연금 공약 후퇴 논란과 관련해서도 박 대통령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썼던 "참 나쁜 대통령"이란 말과, 이명박 정부 때인 18대 총선 공천 결과에 대해 박 대통령이 지적했던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는 말로 박 대통령을 공격했다.
청와대가 박근혜정부 6개월의 성과를 압축한 표현인 '비정상화의 정상화'란 말도 국정원 개혁을 역설하는 과정에서 자주 꺼낸다. 또한 원내외병행 투쟁 원칙을 강조하며 박 대통령의 과거 사학법 투쟁을 '반면교사'로 계속 언급해왔다.
핵심인사는 "박 대통령이 과거 했던 말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일종의 '반사작전'"이라며 "김 대표가 직접 가다듬은 메시지"라고 말했다.
금주에 복지공약 후퇴 이슈화에 집중한 김 대표는 금주말 호남에 이어 내주 영남, 충청·강원 등 순회를 이어간다.
노숙생활이 한 달로 접어들면서 김 대표의 체크무늬 티셔츠는 '노숙투쟁'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김 대표는 노숙투쟁 시작 후 박 대통령과의 회담 때를 제외하곤전날 최인호 소설가의 빈소 조문 때 조차도 이 복장을 고수해왔다.
김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많이 익숙해졌다"면서도 "숙면을 못하니낮에 정신이 띵해져 명료하게 판단을 못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하며 "목표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민주당은 김 대표의 노숙투쟁으로 국정원 개혁 필요성에 대한 여론 확산에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모처럼 계파 갈등을 딛고 리더십을 확보했다는 평도 나온다.
그러나 아직 가시적 성과가 없는 가운데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고민이다. 국회 정상화로 장외 동력을 살려나가기도 만만치 않다. 당 지지율는 제자리걸음이다.
민주당이 연말까지 이어질 입법·예산투쟁을 통해 의미있는 성적을 얻을 때까지 길 위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