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일방적인 통보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연기된 가운데 여야 정치권이 연일 북한을 비판하면서 조속한 상봉행사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다만 새누리당은 북한당국을 비난하는 데 집중한 반면, 민주당은 북한당국을 비난하면서도 우리 정부에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는 등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상봉을 연기한 것은 우리에게 큰 실망과 안타까움을 갖게 했다. 이석기 의원 등 내란음모 연루자들을 옹호하며 우리 당국의 수사와 정당한 법집행까지 비난한 것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와 법치질서를 무시하는 내정간섭"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어 "북측의 재고를 강력히 촉구한다. 상봉연기로 너무나 가슴 아픈 이산가족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위로하며 새누리당과 정부는 일관된 대북정책을 통해 이산가족의 아픔을 조속히 치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유기준 최고위원도 "이유야 어찌됐든 자신들(북한)의 입지를 위해 인도주의적 문제인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그르치는 것은 그 자체가 반인륜적이고 후안무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산가족 상봉은 인도주의 문제로서, 양측의 정치적 소모전에 희생돼야 할 성격의 것이 아니다"라며 "이산가족 신청자의 80%가 70대 이상 고령자인 현실에서 상봉을 늦추는 것에는 어떤 명분도 당위성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이산가족 상봉은 신속히 재개돼야 한다. 정부는 상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우선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며 우리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남북 간에 합의된 10월 화상상봉 및 11월 추가상봉도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10월 화상상봉과 11월 추가상봉도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 된 뒤에 다룰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