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격한 물리적 충돌이 잇따랐고 문서 파쇄를 통한 증거 인멸 의혹도 제기됐다.

통합진보당은 이 의원을 비롯한 당직자들로부터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국정원 직원들이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나섰다는 보고를 접하자 전체 압수수색 대상 및 혐의 등을 파악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오전 8시10분께 이 의원의 사무실인 국회 의원회관 520호에 도착한 국정원 직원 30여명은 20여 분 간 영장 집행에 저항하는 이 의원의 보좌진과 대치했다. 이 의원 측은 "변호사가 오면 길을 터주겠다"고 말했으나 국정원 수사관들은 이 의원과 함께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우모 보좌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할 팀을 먼저 들여보냈다.

수사관들은 이 의원 보좌진과 고성을 주고받고 거친 몸싸움을 벌인 끝에 세 번째 시도 만에 의원실 내부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도착 후 30여분이 흐른 뒤 강제로 문을 따려 하자 안에 있던 보좌진들이 문을 열고 나온 것이다. 거의 동시에 진보당 측 변호인이 도착했고, 수사관들은 사무실로 진입,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그러나 수사관들은 520호 사무실 안에 별도 마련된 이 의원의 집무실에 진입하는 데는 실패했다. 동료 의원들이 520호로 달려와 이 의원 집무실 입구를 육탄 봉쇄하면서 국정원 직원들의 진입을 차단했다.

진보당 관계자들이 집무실 앞에 의자로 바리케이드를 치는 등 봉쇄 의지를 확고히 하자, 국정원 측은 야간 압수수색영장까지 추가로 제시하면서 밤까지 대치가 이어졌다.

이에 앞서 국정원 직원들이 도착하기 30분 전부터 이 의원 측 보좌진이 문을 걸어 잠그고 문서들을 파쇄기에 집어넣는 모습이 포착돼 증거 인멸 의혹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