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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이석기 의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의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용우기자 ywlee@kookje.co.kr |
- 국정원, 경기동부에 칼 겨눠
- '댓글' 국면전환 반격 지적도
- 내란음모죄 공안탄압 논란
- 유류고·통신시설 파괴 모의
- 北 주장 동조 발언 혐의도
- 청와대 "사실이라면 경악"
- 與 "공포감" 민주 "엄중 주시"
국정원과 검찰이 28일 통합진보당 핵심인 이석기 국회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 및 자택 등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내란음모죄를 적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벌써부터 정치권 안팎에서는 공안탄압 논란이 일고 있다.
국정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3년 가량 내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로 공안사건에서 국정원은 국가보안법의 찬양·고무 혐의 등을 적용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이례적으로 형법의 내란음모죄가 주된 혐의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이 의원이 "유사시에 대비해 총기를 준비하라"고 말한 녹취록을 증거자료로 확보, 내란음모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또 지난 5월 서울 마포구 한 종교시설에서 1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모임에서 유류저장고와 통신시설 위치 파악 등 국가기간시설 파괴를 모의하는 내용의 발언을 했고, 이 의원이 이 모임을 주도한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하고 있다.
이 의원 등은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인 지난해 4∼5월 100여 명이 참석한 모임에서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발언과 '적기가' 등 노래 등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내란 혐의를 적용한 점에서 구체적인 문건이나 증거를 확보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은 지난해 상반기 부정경선 사태와 당 대표 폭력사건으로 정의당과 분당됐다. 당 핵심세력은 '경기동부'라고 불리는 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 산하 경기동부연합(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 동문들 주축) 측이며 부산·울산·연합 측과 연대하고 있는 상태다.
공안당국이 표적으로 삼은 이석기 국회의원은 경기동부의 리더다. 국정원이 이날 압수수색을 한 경기도 하남 수원 안양 등지는 경기동부연합 측 인사들의 거점이다.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이번 사건을 당 와해공작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 23일 마무리된 국회의 국정원 댓글의혹 국정조사에서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국정원을 집중 겨냥했고 통합진보당은 촛불집회에서도 강력한 결집력을 보였다. 이에 대한 국정원의 반격이라는 시각도 많다.
이와 관련,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오늘 새벽 대한민국의 시계는 정확히 41년 전으로 돌아갔다. 박근혜 정권이 2013년판 유신독재 체제를 선포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충격을 넘어서 공포감마저 든다"면서 "이 의원을 포함한 통합진보당 관계자들이 진정 떳떳하다면 압수수색을 방해하지 말고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은 "만일 사실이라면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저도 뉴스를 보고 이 사실을 알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구체적인 언급을 삼간 채 "국정원이 국회까지 들어와 현역 의원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하는 사태를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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