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댓글의혹 사건 국회 국정조사 특위가 23일 마지막 전체회의에서 결과보고서 채택에 실패했다. 지난달 2일부터 53일간 '정쟁'을 이어온 국정조사가 마지막 날까지도 결과물을 내지 못한 채 첨예한 공방전 속에 마무리된 것이다.

새누리당은 국조 쟁점에 대한 여야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양쪽 입장을 모두 담아 결과보고서를 채택하자고 주장했으나, 민주당은 "진실과 거짓을 한군데 묶어둘 수 없다"며 보고서 채택에 반대했다.

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나 야나 처음부터 달라진 점이 전혀 없다"며 "이에 대한 판단은 사법부에 남겨두고, 여야가 각자 시각을 담아 채택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진실과 거짓의 거리가 너무 먼데 그것을 함께 보고서에 채택하자는 것은 진실을 거짓으로 가리겠다는 의도"라면서 "양립하는 여야 입장을 병렬로 기술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은 "새누리당 국조특위 위원들은 국선 변호인을 방불케 했다. 일방적으로 저들의 불법에 가담한 것"이라면서 "보고서 채택은 국조 반쪽이 달아난 것이기에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박남춘 의원도 "결과보고서 채택은 국조를 했다는 면피용에 불과하다"며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민주당은 대국민보고서 형식으로 별도 결과물을 내놓을 방침이다. 또한 국조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위증죄'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합리적 이유 없이 결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고 야당만의 단독보고서, 국민보고서를 만들면 과연 그 보고서를 누가 믿겠느냐"고 비난했다.

한편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촉구' 제4차 국민보고대회에서 "민주주의 회복의 날까지 이곳 광장에서 천막을 지키겠다"며 노숙투쟁 돌입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