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21일 정부와 여당이 협의 중인 전월세 대책에 대해 '언발에 오줌누기' '격화소양'(隔靴搔痒·가죽신을 신은 채 발바닥을 긁음. 즉 하는 행동에 비해 그 효과가 너무 적거나 나타나지 않음)에 비유하면서 전월세 상한제 도입을 촉구, 뚜렷한 입장차를 보였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세대란을 초래한 당사자들이 대통령의 뒷북 언급에 당정협의를 한다며 고작 내놓은 게 '언발에 오줌누기' 식 미봉대책"이라며 "현재 거론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금융지원책 등은 '되돌이표' 재탕, 삼탕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전 원내대표는 이와 함께 "월세 전환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임대료를 지원하는 주택 바우처제 확대, 주거권 보장과 안전장치 차원에서 전월세 상한제 도입, 임차계약갱신 청구권 보장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당내 예산·정책통으로 꼽히는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정부대책은 '격화소양'이란 고사성어를 떠올리게 한다"며 "과거 주택투기를 하지 말라고 했을 때 투기한 사람들이 먹고 튀는 걸 보장하는 게 바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라면서 세금 감면을 통한 대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과거 진영논리에 갇혀 부자 대 서민 이분법적 논리와 잣대를 들이대면 어느 것 하나 해결할 수 없고 문제는 더 꼬이기만 할 뿐"이라며 "야당은 이제 발목을 잡지 말고 먹고사는 문제와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자세를 갖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의 전월세 상한제 도입 주장과 관련, "전세값, 월세값이 오르는 것을 걱정하는 분들에게 엄청난 폭탄을 가져다 준다"며 "이 제도를 만들어 전세값을 마음대로 못올리게 하고 전세 보증기간을 4년으로 늘린다면 4년치를 한 번에 올릴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