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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과 박유철 광복회장, 독립유공자 등 주요 인사들이 15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만세삼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제 68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에는 '평화와 상생', 일본에 대해서는 '과거 직시'라는 메시지를 각각 던졌다. 북한과 일본에 대한 메시지는 '상호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박 대통령 특유의 원칙론에 바탕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로 추석을 전후로 한 이산가족 상봉과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공식제의하면서 유연한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최근 우경화 흐름이 강화되고 있는 일본에 대해서는 과거로 돌아간다면 새로운 미래를 보지 못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압박했다.
# "北 변한다면 적극 돕겠다" 신뢰회복 맞춰 지원 시사
■ 남북관계
박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불신과 대결을 넘어 평화와 상생으로 가자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며 열린 마음으로 북한을 적극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며 단계적으로 신뢰회복이 이뤄지는 데 맞춰 대북지원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이 "개성공단 사태가 133일 만에 (가동중단) 재발방지와 국제화에 합의했다"며 "상생의 새로운 남북관계가 시작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고 밝힌 부분은 북한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새 정부 출범 직후 '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을 거론하거나 북한 지도부의 변화를 촉구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대목이다.
박 대통령이 "이번 추석을 전후로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이 상봉할 수 있도록 북한에서 마음의 문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제안한 데 대한 성사여부가 주목된다. 이산가족 상봉은 북한이 논의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남북관계의 현안인 개성공단 정상화에 남북이 합의한 데다 인도적 사안이고 북한도 지난달 이미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안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다만,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과 함께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들고 나올 경우 단기간에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번에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되면 2010년 11월 이후 거의 3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제의한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에 대한 북측의 반응도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나 중국, 유엔 등 주변국가들에 세계평화공원 조성 동참을 제안해왔지만 북한에 이를 직접적으로 제안한 것은 처음이다. 남북 양측의 화력이 집중된 DMZ를 공원으로 바꾸는 일은 남북 간 높은 수준의 신뢰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강하지만, 개성공단 정상화와 함께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 "일본 정치인, 위안부 상처 치유 용기있는 리더십 필요"
■ 대일관계
박 대통령은 우경화되고 있는 일본에 대해서는 자극적인 표현은 피했으나, 일본의 태도 변화를 강하게 요구했다. 취임 이후 양국 간 신뢰를 훼손하는 행동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일본이) 과거를 직시하려는 용기와 상대방의 아픔을 배려하는 자세가 없으면 미래로 가는 신뢰를 쌓기가 어렵다"며 "이제 양국 국민 모두의 바람처럼 진정한 협력동반자로 발전될 수 있도록 일본 정치인들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용기 있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과거 역사에서 비롯된 고통과 상처를 지금도 안고 살아가고 계신 분들에 대해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책임 있고 성의 있는 조치를 기대한다"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등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보상을 촉구했다.
특히 "고려 말의 대학자 이암 선생은 '나라는 인간에 있어 몸과 같고, 역사는 혼과 같다'고 하셨다"며 "만약 영혼에 상처를 주고 신체의 일부를 떼어가려고 한다면 어떤 나라, 어떤 국민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독립유공자 및 유족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일본이 과거를 직시하고 반성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는 것을 깨닫고 과거사 문제를 풀어가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앞으로 과거사 문제에 대해 흔들림 없는 자세를 지키면서 새로운 한일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퇴행적 행태에 대해서는 개선을 요구하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관계 개선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다.
# 법질서 존중사회…경기회복·일자리창출에 역량 집중
■ 정치문화·경제
박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기간을 "국정운영의 틀을 설계하고 만드는 과정"이었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정부는 헌법적 가치와 법질서가 존중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과거부터 지속돼 온 잘못된 관행과 부정부패를 바로잡아 더는 그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고, 깨끗하고 투명한 정부, 올바른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경제활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정책 역량을 더욱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 등 경기 회복을 위한 법과 제도를 정비한 만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경제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또 정치권도 새로운 협력의 동반자로 국민과 함께 새 시대를 열어 나가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