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해양)금융공사 설립이 사실상 좌절되고 해운보증기금의 설립도 어려워진 가운데 정책금융공사가 부산 이전을 매개로 선박금융공사 역할을 대체하는 안을 내놓아 부산 정치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부산지역 의원들은 12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간담회를 갖고 선박금융공사 설립 문제와 해양특구 특별법 발의 등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정책금융공사를 선박금융공사화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WTO 보조금 시비문제로 별도의 선박금융공사 설립이 불투명해지고 해운보증기금 설립마저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정책금융공사 측이 부산 정치권이 지원해준다면 아예 부산으로 이전해 선박금융공사 역할을 하겠다고 최근 제안해 온 것. 산업은행과의 통합설이 나오고 있는 정책금융공사 측이 산은으로 재흡수될 것을 우려해 짜낸 고육지책으로 보이지만 부산 입장에서는 싫지않은 제안인 것도 사실이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정책금융공사측은 ▷자본금 대비 영업자산 규모가 작아 추가적인 자금공급 여력이 충분하며 ▷타기관 대비 소규모로 이전에 따른 부담이 적고 ▷선박·해운관련 정책금융 지원 역량을 강점으로 꼽으며 대안으로 검토해달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부산 의원들 사이에서는 신중론이 우세한 분위기다. 재선의 이진복 의원은 "선박금융공사 논의도 마무리가 안 됐는데 정책금융공사의 부산 이전까지 추진하다가는 자칫 둘 다 먹으려다 모두 놓치는 최악의 선택이 될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유재중 부산시당 위원장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안"이라고 평가했고, 하태경 의원도 "정책금융공사가 자기들 파이 키우려고 내놓은 안인데 기관이전이 하루이틀에 되는 문제도 아니고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서병수 의원은 "된다고만 하면 괜찮은 아이디어 아니냐"며 "금융위와 접촉해 반응을 보면서 추진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부산 의원들은 일단 선박금융공사 설립과 차선책으로 해운보증기금 설립을 정책 당국에 강하게 요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부산 의원들은 정무위 위원장·간사인 김정훈 박민식 의원, 선박금융공사 법안을 발의한 이진복 의원, 유재중 부산시당 위원장 등이 금주중 신제윤 금융위원장을 만날 계획이다.
그러나 정책당국이 선박금융공사 및 해운보증기금 설립에 난색을 표하고 있고 부산지역 대선공약 좌초에 따른 지역 민심 악화와 업계의 반발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능한 대안을 찾기 위해 정책금융공사의 부산이전 문제도 적극 검토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해양경제특구 도입을 위한 특별법안은 내달초 공청회를 거쳐 서용교, 하태경 두 의원이 조정해 대표발의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