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오른쪽) 새누리당 국정원 국조특위 간사와 정청래 민주당 간사가 6일 국회에서 여야합의문을 발표한 후 회견장을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원·김 불출석땐 동행명령
- 김무성 등 출석여부 '불씨'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국가정보원 댓글의혹 사건 국정조사 특위의 활동기간을 당초 오는 15일에서 23일까지 8일간 연장하기로 6일 합의, 파행 끝에 가까스로 출구를 마련했다.

특위는 또 당초 7~8일 이틀 동안 실시키로 했던 청문회는 오는 14일, 19일, 21일 사흘에 걸쳐 분산 실시하고, 오는 23일 국정조사 결과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핵심쟁점인 증인과 참고인 채택은 7일 오전까지 협의해 확정하기로 했다. 여야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증인 채택 및 증언 보장에 대해서는 사실상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져,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 대사의 증인 채택 문제에 논의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김무성·권영세 두 사람에 대해서는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들이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 때문에 두 사람에 대한 증인 채택 논의 가능성을 남긴 듯한 이날 합의는 민주당 내부 강경파들을 설득하기 위한 카드로 볼 수 있다.

대신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이 청문회에 불출석할 경우, 여야 합의로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고 여기에도 불응하면 검찰에 고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국조 정상화에 방점을 둔 원내 지도부 등 온건파와 "'김무성·권영세' 없는 국조는 의미가 없다"는 국조특위 등 강경파 주장 사이의 절충점을 찾은 셈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저녁 열린 4시간여 동안의 마라톤 의원총회와 이날 새벽 소집한 지도부-특위 연석회의 논의를 거쳐 이처럼 가닥을 잡았다. 민주당이 국조 판을 깼다는 빌미를 주지 않으면서도 '김무성·권영세' 증인 채택 요구를 내세워 장외투쟁의 동력을 살려가야 한다는 점을 관철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볼 수 있다.

여야 합의에도 불구하고 '원세훈·김용판'의 국회 출석이 끝내 무위로 돌아가거나 '김무성·권영세' 증인 채택이 불발될 경우 "더이상 국조는 무의미하다"면서 전면적 장외투쟁 국면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발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원세훈·김용판'의 출석 여부가 가름나는 청문회(13∼14일께), '김무성·권영세' 증인 채택 마지노선인 14∼15일께가 각각 비상결단의 1, 2차 'D데이'"라며 "그 이후 국조 파탄의 모든 책임은 청와대와 여당이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강온파 간 정면충돌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면서 내분 봉합에 나섬으로써 국정원 국조 및 대화록 국면에서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강경파에 휘둘려 왔다는 비판을 딛고 당내 리더십을 세우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