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와 인천 정치권에서 극지연구소를 인천에 잔류시키고 본원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2015년 부산 이전)과 분리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것은 수도권과 해수부 관료들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안전행정부 출신 고위 관계자는 9일 "극지연구소가 해양과기원으로부터 분리되면 해수부 산하에 출연연구기관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고 관료들이 퇴직 후 극지연구소에 재취직하는 형식으로 진출할 수 있다"면서 "인천은 수도권이어서 퇴직 관료들이 국립수산과학원처럼 부산에 이주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인천의 입장에서는 '극지연구소를 부산으로 이전하라'는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면서 "극지연구소 측은 현재 인력과 조직을 늘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분리되면 출연기관이기 때문에 안전행정부의 감독을 받지 않고서도 조직을 확장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극지연구소가 독립하면 해수부의 승인 하에 자체 이사진 15명과 상임감사를 둘 수 있도록 극지활동진흥법 제정안에 포함돼 있다. 법안 통과 후 현재의 극지연구소 소재지인 인천에서 한국극지연구원 설립등기만 마치면 영구히 잔류한다. 극지연구소 인력과 향후 이쪽으로 재취직할 해수부 관료들이 부산에 가지 않고도 수도권에서 생활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는 인천과 부산의 지역 간 갈등 문제가 아니라, 부산이라는 '현장'을 중심으로 한 국가의 해양육성 전략에 어긋나고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도 정면으로 위반된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동북아 해양수도'를 추구하는 부산은 극지연구소의 국 단위 연구소 격인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부산에서 제작했지만, 국토해양부와 극지연구소가 2009년 6월 인천항에서 진수식을 강행하는 바람에 수모를 당한 적도 있다.
인천항은 쇄빙선의 기항지로 삼기에는 국내에서 남·북극과 가장 거리가 먼 항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