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이해가 걸린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졸속으로 처리돼 지역 의원들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부산으로선 '양날의 칼'인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10일 국회 정무위를 통과했다. 대체거래소로 불리는 ATS(다자 간 매매체결회사) 및 거래소 허가제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로 한국거래소 민영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다른 한편, 복수거래소 허용으로 부산에 본사를 둔 한국거래소의 독점적 지위가 상실돼 금융중심도시로서의 부산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부산시는 부산에 파생상품거래본부가 있는 점을 감안, 개정안에 '거래소 허가대상에 파생상품시장을 제외'시키거나 부칙에 '파생상품거래소 주사무소의 부산 소재'라는 규정을 넣어달라고 정치권에 요청했으나 법안심사 과정에서 이 부분이 수용되지 못했다.
국회 정무위 핵심에는 부산 출신의 김정훈 위원장과 여당 간사인 박민식 의원이 있지만 이 같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채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법안 심사를 책임졌던 박민식 의원은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에 연연하다 이 부분을 간과했고, 김정훈 위원장은 10일 "왜 부칙 반영이 안 됐느냐"며 뒤늦게 사태 파악에 나서는 등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도 보여줬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새로 설립되는 거래소가 현재의 거래소 위상을 위협할 수준이 되려면 수 년~수 십년이 걸릴 것"이라며 "먼 미래의 일을 가정해 부칙에까지 명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반면 김정훈 위원장은 "법률에 명문화가 안 되면 서울서 파생상품 거래를 취급하는 거래소 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금융위가 무슨 근거로 막겠느냐"며 뒤늦게 명문화를 요구했다. 이에 신제윤 금융위원장으로부터 "파생상품 금융중심지인 부산의 위상이 흔들리지 않게끔 시행령을 통해 거래소 인가기준을 강화하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