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 제기된 의혹 사실로 확인
- '경제 검찰' 부적격 최종 판단
- 이미 지난주 지명 철회 결정
- 자진 사퇴 유도했을 가능성
- 중소상공인들 반발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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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25일 사퇴한 직접적인 요인은 거액의 해외 비자금과 세금 탈루 의혹 때문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한 후보자가 지난 14일 내정됨과 동시에 '경제 검찰' 수장으로는 부적격하다는 여러 이력과 의혹들이 꼬리를 물었다. 그러나 한 후보자를 무릎 꿇게 한 '결정타'는 해외에 수십억 원대 비자금 계좌를 운용하면서 수억 원대의 세금을 탈루한 의혹이 있다는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의 주장이 언론에 보도된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김 의원이 국세청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면서 제기한 의혹의 핵심은 한 후보자가 2011년 7월 국세청에 2006∼2010년 발생한 종합소득세 1억7000여만 원을 뒤늦게 납부했는데, 이것이 해외 비자금과 관련된 세금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다. 김 의원은 한 후보자가 뒤늦게 납부한 세금납부액을 근거로 추산한 해외 비자금 규모가 최소 20억∼30억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청문회 과정에서 설명하겠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 의혹을 해소할 만한 설명을 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자는 이날 사퇴의 변에서도 구체적으로 이런 의혹에 대한 해명은 하지 않아 해외 비자금과 세금 탈루가 사실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는 박 대통령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지하경제 양성화 등 '조세 정의 확립'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민주화를 이끌 공정위의 수장으로서는 치명적인 사안이라는 게 청와대의 인식이다.
실제로 청와대 검증라인에서는 한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해 지난주 이미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지명 철회 쪽으로 판단을 굳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주에 민정수석실에서 한 후보자와 관련된 여러 의혹에 대해 확인을 했고,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 확인이 된 이후에는 사퇴시켜야겠다는 분위기가 강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후보자가 청와대의 이런 분위기를 읽고 자진 사퇴로 가닥을 잡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후보자는 해외 비자금 의혹 외에도 국내 대표적인 대형 로펌인 김앤장, 율촌 등에서 23년간 근무하면서 대기업과 금융기관은 물론 유명 외국계 기업의 소송업무 대리인을 맡아 활동했는데 이러한 전력도 문제가 됐다.
한 후보자는 2004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서울 송파세무서와 용산세무서를 상대로 낸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이 부회장을 대리했다. 총수 일가의 편법증여 관련 소송을 수행한 것이다.
여기에 중소상공인들이 26일 대기업 편을 든 한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준비하는 등 압박강도가 갈수록 높아지자 물러나기로 마음을 굳혔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