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꽃다발을 든 사람) 전 서울대 교수가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떠난 지 82일 만인 1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국민 위 군림하는 정치 안돼"

- 구태와 차별화로 '안풍' 예고
- 소통 강조… 여야 에둘러 비판
- 정치지형 바꿀 '충격파' 전망

# "노원병 출마가 새정치 시작, 정치공학적 단일화 안한다"

- 야권 향해 사실상 선전포고
- 신당창당, 당선 이후로 미뤄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1일 귀국 일성으로 '새 정치'를 외치면서 정치복귀를 공식 선언, 정부조직법 개정안 정국으로 파행을 계속하고 있는 정치권에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안 전 교수는 이날 '새 정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새 정치는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소통의 정치 ▷통합의 정치 ▷문제해결의 정치를 강조, 여야 정치권을 에둘러 비판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으로 대표되는 기성 정치권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안 전 교수는 또 정부조직법 대치 및 정치쇄신 답보상태에 대해서도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국민 위에 군림하고 편을 갈라 대립하는 높은 정치 대신에 국민의 삶과 국민의 마음을 중하게 여기는 낮은 정치를 하고 싶다"면서 "이번 출마는 그 시작이다. 정치 신인이 현실정치에 처음 몸을 던지는 심정으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으로 안 전 교수가 출마의사를 밝힌 이번 4·24 재보선 이후 정치권에 차별화를 통한 '안풍(안철수 바람)'이 재상륙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정부 초반부터 여야 간 충돌로 국회가 '식물국회'로 전락한 상황에서 안 전 교수의 새 정치 바람은 여의도 정치지형을 완전히 흔드는 메가톤급 충격파를 가져올 수도 있다.

안 전 교수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 노원병 4·24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올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주목된다. 당연한 의지표명이기도 하지만 재보선으로 원내 교두보를 마련한 이후 '안철수 신당'을 통한 정계재편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서울 노원병 출마가 새 정치의 시작이고 ▷정치공학적 야권 후보 단일화는 하지 않으며 ▷신당 창당은 4월 재보선 이후에 논의하겠다는 등의 세 가지 메시지를 던졌다.

'새 정치의 가능성은 서울 노원병에 달린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그의 지지자들에게 보여주면서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고, 기존의 야권에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안 전 교수는 또 이날 신당 창당은 4월 재보선 뒤로 미뤘다. 일종의 승부수다.

그는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속내를 드러냈다. 안 전 교수는 "지금은 당면한 선거에 집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당선되면 뜻을 같이 하는 분들과 일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4·24 재보선 당선 이후 신당 창당론의 근거다.

하지만 그가 거물들과 맞붙는 '힘든 길' 대신 당선 가능성이 높은 '쉬운 길'(서울 노원병)을 택한 것에 대한 설명이 명쾌하지 않은데다 "부산에 출마하는 것은 지역주의에 갇히는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김에 따라 향후 행보에 대한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