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설 특별사면'을 단행하면서 친척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이 수형 과정에서 신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형님(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특사문제를 심각히 고민했으나, 결국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상득(78) 전 부의장은 1심 재판에서 2년형을 선고받은 뒤 본인이 항소를 해 특사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이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서는 항소 포기와 특사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전 부의장의 경우 왼쪽 눈이 당장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실명을 걱정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지만, 친인척 봐주기라는 비판여론과 여러 정무적 요소를 감안해 대통령이 (특사에서 빼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특사 대상으로 거론돼온 김윤옥 여사의 사촌 김재홍 전 KT&G복지재단 이사장 또한 고령임에도 친인척 배제 원칙 때문에 특사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천신일 전 세중나모 회장, 박희태 전 국회의장 등 '측근 3인방'을 사면 대상에 포함시키는 과정에서도 일부 참모들의 강력한 반대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내부에서 특별사면에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결심을 밝힌 뒤에는 '얻어맞더라도 털고 가자'는 심정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도 민심이 들끓을 것이라는 것을 왜 예상하지 않았겠느냐'면서 "상당한 고뇌가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특사에 이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의 사촌인 조현준 효성섬유 사장이 포함돼 친인척 배제 원칙도 철저하게 지켜지지는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