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총리 후보자의 재산과 아들 병역과 관련한 의혹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 검증 방식에 대한 비판과 맞물리고 있다. '철통 보안' 속 소수의 참모진만 참여한 검증작업이 잇따라 문제를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리실은 27일 김 후보자 장·차남 명의의 부동산 구입과 관련한 증여세 납부 여부와 군 면제 논란에 대해 "관련 서류를 해당 기관에서 받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후보자의 직계 비속의 납세와 병역 관련 사항은 검증 과정에서도 가장 기초적인 부분인데,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24일 총리후보자 발표 이후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앞서 지명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됐지만 '큰 건'이 아니란 이유로 주목받지 않았는데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평가가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앞서 박 당선인은 이재만, 정호성 전 보좌관 등 비서실 소속의 소수 인원만 가지고 총리 후보자를 검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전 보좌관은 인사 때마다 '검증 담당'으로 활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인선 과정은 인수위 핵심 관계자들에게조차 '깜깜이'였다.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은 총리 후보자 발표 당시 기자들에게 "여러분보다 30초 전에 알았다"고 말했다. 진영 부위원장조차 당일 김 후보자 본인에게 "오늘 후보자를 발표한다네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후보자에 대한 일반적인 검증 절차는 경찰청을 통한 전과기록을 기본으로, 국세청·국가정보원 등으로부터 세금 납부 등 예민한 정보까지 넘겨받아 이뤄진다. 여기서 더 나아가, 직장 동료나 친구들을 통한 평판조사도 일반적이다.

　그런데 박 당선인 측은 인선 내용이 유출될 것을 우려해 평판조사는 활용하지 않고, 중앙인사위원회 자료 등 기초적인 검증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각종 '인사 보고서'를 활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과정에서 검증이 부실해질 가능성에 대해 박 당선인의 한 핵심 측근은 "문제가 있는 인사들은 알아서 인선 제안을 거절한다"며 "무엇이 잘못됐는지는 본인이 제일 잘 안다"고 했었다. 한 인수위 관계자는 "소수의 사람만 가지고 검증 작업을 벌여도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었다.

　하지만 당장 김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쏟아져 나오자 인수위 관계자들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장관 등 본격 인선을 앞두고 인사 방식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 역시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박 당선인이 소수의 참모진만 가지고 인사를 단행한 만큼, 이후 상황도 박 당선인의 몫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헌법재판소장 출신인 이 후보자의 이력을 가지고도 "헌재소장을 했던 사람이 임명직 공무원을 한다면 헌재의 권위와 지위에 상당히 흠을 입히는 것(이상돈 전 비상대책위원)"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스템보다는 측근에 의존하고 공개보다는 보안에 신경쓰는 박근혜 당선인의 인사검증이 총리인선을 계기로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

　노컷뉴스/국제신문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