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 기관  6곳 · 개인 4명 추가

- 무기개발용 품목 수출입 통제

- 금융기관 감시 강화 돈줄 차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2일(현지시간) 채택한 대북 결의 2087호는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고 새로운 요소를 가미하는 등 기존 제재를 확대·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재 대상 품목에 대한 국제사회의 '저인망식'(catch-all) 단속을 이끌어내기 위해 다소 모호하게 돼 있던 기존 결의의 표현을 더욱 구체화하는 동시에 이행 여부에 대한 유엔 회원국의 도덕적 구속력도 강조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도구로 자동개입에 관한 '트리거 조항'을 더욱 선명하게 업그레이드한 점도 눈에 띈다.

우선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를 주도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와 동방은행 등 6개 기관이 제재 대상 리스트에 새로 올랐다. 백창호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의 위성통제센터 소장과 장명진 서해위성발사장 총책임자 등 개인 4명도 추가됐다. 이로써 안보리의 제재를 받는 북한의 단체는 조선원자력총국을 포함한 기존 11개에서 17개, 개인은 이제선 원자력총국장 등 5명에서 9명으로 각각 늘어났다.

북한 금융기관과 관련한 모든 활동에 대한 감시와 강화를 촉구하고 공해상의 의심 선박에 대한 검색 강화 기준의 마련을 추진하며 제재 대상의 추가 지정 기준을 제시하는 등의 내용이 여기에 속한다. 김숙 유엔 주재 대사는 "포괄적인 그물로 잡아내듯이 제재 대상 개인·단체와 관련된 어떤 품목도 차단돼야 한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대량의 현금'(bulk cash)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대량살상무기(WMD)와 재래식 무기의 개발에 활용될 수 있는 모든 품목에 대해 수출과 수입을 모두 통제하는 내용은 신규 제재 요소에 해당한다.

제재 이행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클레임으로부터 회원국을 보호하는 조치 등은 앞으로 제재를 확대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게 유엔대표부의 설명이다. 다만 이런 부분에서는 '해야 한다'(should)는 강제적 표현 대신 '장려한다'(encourage) '촉구한다'(call upon) '강조한다'(underscore) '환영한다'(welcome) 등 권고적 표현이 주로 사용됐다. 김 대사는 "사용된 언어의 수위에 있어서는 미국과 중국 간에 타협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경고 메시지는 더욱 강렬하게 바뀌었다. 안보리는 결의 준수 여부에 따라 이들 조치를 강화, 조정, 중단, 또는 해제할 수 있다면서도 추가 로켓 발사나 핵실험이 있을 경우 '중대한 조치'(significant action)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회원국의 재량권을 일정 부분 인정하는 선에서 타협하지만 핵실험을 비롯한 추가 도발에는 법적 구속력을 갖춘 제재 조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인 셈이다.

김 대사는 "한미 양국이 확고하고도 일관성 있는 입장을 유지함으로써 강력한 결과물을 내놓게 됐다"면서 "만족스러운 내용을 도출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뉴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