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재판관 시절 특정업무경비 1억8190만원을 제3의 계좌로 빼돌린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이 금액은 이 시기 이 후보자 가족의 예금 증가액과 거의 정확히 일치해, 공금을 가족들에게 이체해준 게 아니냐는 의문이 일고 있다고 한겨레가 22일 보도했다.
22일 열린 이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홍근 민주통합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 후보자가 헌재 재판관으로 재직한 6년간(2006~2012년) 특정업무경비 3억2000만원을 입금한 신한은행 서울 안국동지점 개인계좌에서 2007~2010년 3년간 총 1억8190만원이 빠져나와 명의를 알 수 없는 신한은행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출장소와 경기 성남시 분당 정자동지점 계좌로 이체됐다. 전체 특정업무경비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액수다.
일부 이체 내역을 보면, 2008년 3월21일 특정업무경비 400만원이 신한은행 안국동지점에 입금되고 3일 뒤 400만원이 고스란히 법조타운출장소 계좌로 이체됐다. 6월23일 300만원이 입금된 뒤 바로 다음날 300만원이 이체되기도 했다. 다달이 나오는 특정업무경비를 모아뒀다가 한꺼번에 1억원씩 이체하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3년간 적게는 300만원, 많게는 1억원 단위로 총 1억7456만원이 두 계좌로 옮겨졌다.
특정업무경비가 의문의 두 계좌로 빠져나간 금액은 이 시기 이 후보자 가족의 예금 증가액과 거의 일치한다. 2007~2010년 재산신고 당시 가족들의 예금액을 보면, 부인은 4189만원에서 5322만원, 장남은 1767만원에서 1505만원, 장녀는 4876만원에서 1억2788만원, 차녀는 5468만원에서 1억1667만원, 삼녀는 4528만원에서 7742만원으로 늘었다. 늘어난 가족 예금 총액은 1억8196만원이다. 의문의 계좌로 이체된 돈 1억8190만원과 6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박홍근 의원은 "특정업무경비를 입금한 계좌에서 보험료·카드대금이 나간 것도 문제지만, 또다른 개인계좌로 나간 것은 분명한 횡령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동흡 후보자는 이날 청문위원들의 집중된 추궁에도 끝까지 의문의 두 계좌가 누구 명의로 개설된 것인지, 실소유주는 누구인지 답변하지 않았다. 단지 "돈은 섞이기 때문에, 어느 통장에서 어떻게 썼는지 알 수 없다. 돈은 필요한 대로 이쪽저쪽 옮긴다"고 얼버무렸다.
특정업무경비가 입금된 이 후보자 개인계좌에서 종신보험료 5300만원, 연금저축비 1500만원, 신용카드대금 9700만원 등이 빠져나간 사실이 전날 밝혀진 데 이어, 이날 제3의 계좌로 거액이 이체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공금횡령 의혹이 더욱 짙어졌다.
박 의원은 "신한은행 안국동지점 개인계좌에 들어온 돈 가운데 공금을 제외하면 (개인 돈은) 입출금 액수가 비슷하다. 결국 제3의 계좌로 가거나 보험료 등으로 지출된 금액은 특정업무경비를 쓴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