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지난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미뤘던 전국 공항 수요 조사를 올 상반기에 시작한다. 또 지난해 김해공항 국제선 승객은 개항 이래 처음으로 4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수용 규모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해공항을 둘러싼 여건이 급변함에 따라 다음 달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 동남권 신공항 재추진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7일 국토부는 김해공항을 비롯한 전국 17개 공항의 수요 예측과 이전 및 확장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 용역을 상반기에 시작해 연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의 공항을 거론했지만, 이는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른 김해공항과 제주공항의 대안을 찾기 위한 성격이 짙다.

국토부는 지난해 8월 애초 오는 2014년 실시하기로 했던 공항 수요 조사를 1년 앞당기기로 하고 필요 예산 10억 원을 기획재정부에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는 새해 예산안에 용역비 5억 원을 반영하면서 입장을 바꿨다.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에서 신공항 추진 요구가 강한 데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신공항 건설을 약속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단 정부는 신공항 건설보다는 김해공항의 활주로를 추가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 방안은 정부가 실시한 '제2 관문공항 건설 여건 검토연구'(2007년)와 '동남권 신공항 개발의 타당성 및 입지 조사 연구'(2009년) 등에서 검토됐으나 대안이 될 수 없는 것으로 결론나 채택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특히 지난해 김해공항 국제선 승객이 예상보다 빨리 400만 명 선을 돌파해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 2012년 김해공항 국제선 출입국 누적승객 수는 외국인 136만2959명, 내국인 284만2680명 등 총 420만5639명으로 집계됐다. 전년의 339만 명보다 19.3%나 늘었다. 이는 2011년 제4차 공항개발계획에서 정부가 예측한 최대치(357만 명)보다 70만 명이나 초과하는 수치다. 정부는 당시 오는 2014년에야 김해공항의 승객이 4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부산시도 다음 달 말께 한국항공대학이 수행 중인 '김해공항 가덕 이전 타당성 조사 용역' 최종 결과가 나오면 '가덕 신공항' 관철을 위해 전방위적인 정부 설득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