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원내대표가 직접 주도
- 새해 안보예산 삭감 등 대조
- "특권 내려놓기" 약속 헛말돼
새해 정부 예산안 중 안보 예산이 대폭 삭감되고 복지 예산이 늘어난 가운데 여야 국회의원들이 전직 국회의원 연금(이하 의원연금) 예산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여야는 해를 넘겨 예산을 처리한 초유의 사태에 대해서도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여 비난을 사고 있다.
여야가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새해 예산에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헌정회 예산 128억2600만 원이 포함된 사실이 2일 확인됐다. 박근혜 당선인과 민주통합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의원연금 전액 삭감'을 지키지 않고 국회의원들이 '특권' 챙기기를 계속한 것이다.
국회 헌정회는 만 65세 이상의 전직 의원들에게 월 120만 원의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의원직을 하루 이상 유지하면 종신토록 이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일반인이 월 120만 원의 종신 연금을 받으려면 30년간 30만 원씩 쏟아부어야 한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도 "여론의 비판이 높고 형평성 문제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음에도 그대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예산을 통과시킨 핵심 인사는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 민주통합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 박기춘 현 원내대표다. 이들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위원장 및 간사로 있으면서 이 예산안 통과를 진두지휘했다.
지난해 12월 현재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헌정회 회원 수는 18대 국회의원을 포함해 1141명이다. 이 가운데 의원연금 지급 대상자는 780여 명이다. 2011년 전직 국회의원에 대한 총 연금 지급액은 112억2700만 원이었다.
국회는 또 본회의장의 모니터 교체 예산 2억3000만 원도 '끼워넣기식'으로 증액했다. 300대에 가까운 컴퓨터 모니터가 노후되지도 않았는데 이를 일괄적으로 76만 원가량의 모니터로 교체하기로 한 것이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기자 간담회에서 안보 예산 4120억 원이 삭감된 데 대해 "안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 시기에 여러 사람의 공감이 있었다면 안보 예산이 깎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