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 측 "아이피 즉시 공개하라"
- 김 씨 "악성 댓글 단 적 없다"

- 野 "사무실" 국정원 "개인집"
- 與 "인권 침해… 야당 역공작"

민주통합당이 제기한 국가정보원 직원의 대선 개입 의혹(본지 12일 자 6면 3판 보도)은 의문투성이다. 이 사람이 국정원 소속이라는 점은 확인됐지만, 문제의 장소에 대한 강제수사는 12일 오후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의문이 증폭되는 이유다.

■오피스텔 압수수색 관건

민주당의 주장은 국정원 직원인 김모(여·28) 씨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3개월 이상 인터넷에서 여론조작에 앞장섰다는 것이다. 김 씨의 신분은 확인됐고 김 씨가 소속된 국정원 심리정보국(3차장 산하)이 대선을 앞두고 기능 확대가 이뤄진 점에 대해 국정원은 반박하지 않고 있다.

국정원은 김 씨가 직원이 아니라고 했다가 전날 밤 3시간 만에 이를 철회했다. 국정원 측에 불리한 정황이다. 민주당은 지난 11일 밤부터 김 씨의 오피스텔에 대한 즉각적인 압수수색을 요구했으나 경찰의 강제수사가 늦어지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혐의를 증명할 만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영장신청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고, 당사자인 김 씨도 언론을 통해 "이곳이 국정원 사무실이라는 것은 사실무근이다. 대선 후보와 관련한 악성 댓글을 단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 선대위의 진성준 대변인은 이날 "김 씨는 인터넷 아이피(고유주소)를 공개하라"면서 "김 씨가 쓴 댓글 공개 여부는 국정원의 태도를 보고 정할 방침이다. 문제는 경찰의 수사 의지"라며 국정원법,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김 씨와 국정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이날 추가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다.

■집이냐 사무실이냐…새누리 가세

국정원은 이곳을 김 씨의 개인 거주지라고 주장하며 사적 공간인 점을 강조했으며, 민주당은 이곳이 국정원의 사무실로 인터넷 주소 추적을 피하려는 근무 행태라고 주장했다. 거주지라면 민주당이, 사무실이라면 국정원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피스텔은 '주거+사무실' 융합 부동산이다.

이날 새누리당이 가세하면서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김 씨가 20대 여성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민주당에 역공세를 펼쳤다. 권영세 상황실장은 "민주당이 아무런 법적인 근거 없이 개인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국정원을 등장시켜 역공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정세균 상임고문은 "유신 시절의 공작정치와 중앙정보부의 부활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이라면 명백한 국기문란 행위이자 선거방해"라고 강조했다. 여야는 13일 국회 정보위원회(위원장 서상기) 전체회의에서 이를 놓고 격렬한 논쟁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