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 "줄푸세가 곧 경제민주화
- 출총제 참여정부서 무력화"

- 文 "재벌개혁 못한것 인정
- 이번에는 제대로 하겠다"

10일 밤 대선 후보 2차 TV 토론에서는 경제 분야의 핵심 이슈인 '경제 민주화'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 후보는 경제 민주화에 대한 기본 입장에서부터 차이를 보이면서 상대 후보의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세 후보 모두 이날 공정한 시장경제 확립을 위해 재벌의 순환출자 해소, 골목상권 보호, 일감 몰아주기 방지, 재벌 총수의 범법행위 처벌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같이했지만 수위와 방법에서는 시각차를 드러냈다.

새누리당 박 후보는 "성장의 온기가 골고루 퍼지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래서 경제 민주화를 강력히 추진하려 한다"면서 "대주주가 과도하게 자기의 사익을 추구하거나 또는 불공정 거래를 일삼거나 골목상권까지 장악하는 이런 일은 더 는 못하도록 확실하게 막겠다"고 밝혔다.

반면 문 후보는 "우리나라 성장잠재력이 4%에서 2%대로 뚝 떨어진 것은 세계적 경기 악화 탓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우리의 시장경제가 공정하지 못하고 병들었기 때문"이라며 "소수 재벌만이 아니라 국가경제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함께 성장하도록 해 국가 경제의 토대를 굳건히 하고 지속적으로 성장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것이 경제 민주화다. 재벌 대기업이 빵집하고 순대집까지 해서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재벌의 순환출자 금지 문제와 관련, 박 후보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치고 있고, 경제도 어려운데 합법적으로 인정됐던 순환출자의 고리를 다 끊어라고 하면 수조 원을 투입해야 한다"면서 "그 돈을 가지고 투자나 일자리를 만드는 데 사용하면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또 "문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출자총액제한제가 무력화됐고, 계열분리명령제도 하지 못했는데 또 하겠다고 한다. 순환출자도 3년 후에 경과를 보고 한다고 했는데 집권 4년차에 어떻게 할 수 있겠나"라면서 "공동정부를 구성한다고 하는 분들도 문 후보의 정책에 반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안철수 전 후보와 시민사회와 통합의 정치를 한다고 해서 정책의 100%가 일치할 수는 없다"면서 "1%의 차이는 문재인 정부가 결정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이어 "참여정부 때 재벌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받아들인다"면서 "이제 경제 민주화가 시대적 화두가 됐고, 구체적 방안으로 재벌개혁이 꼭 필요하다는 점에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제대로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그러면서 "박 후보는 아직도 '줄푸세'(세금과 정부 규모를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를 주장하고, 경제 민주화와 맥을 같이한다고 하는데, 줄푸세로는 경제 민주화를 할 수 없다고 새누리당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도 지적해왔다"고 반격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줄푸세와 경제 민주화는 다르지 않다. 감세는 중산층과 저소득층 중심으로 상당 부분 실현됐고, 규제를 풀고 곳간을 채워야 한다"면서 "법질서를 세워야 하는 것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재벌해체하자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는데 통합진보당은 재벌해체 하자는 것이다"면서 "재벌에게 넘어간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경제 민주화다. 재벌해체 반드시 하겠다.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