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형 씨, 돈 빌린 날 행적 미궁
- 차용증 원본 파일 확인 못해
이광범 특검팀은 특검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의 아들을 소환 조사하고 청와대 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을 시도하는 등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의지를 보였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79) 다스 회장의 자택 붙박이장에서 나온 현금 6억 원의 출처와 이 회장에게서 돈을 빌린 날 시형 씨의 행적 등 의혹은 말끔하게 풀리지 않았다.
■붙박이장 현금의 출처는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의문 중 하나가 이 회장이 집안 붙박이장에서 꺼내 시형 씨에게 빌려줬다는 현금 6억 원의 출처다.
이 회장 측은 이 돈에 대해 "2005년부터 개인계좌에서 1000만~2000만 원씩 찾아 붙박이장에 보관했다"며 "삼성증권 펀드 수익금을 인출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삼성증권 펀드에 묻어둔 돈의 '뿌리'가 실소유주 논란이 일었던 도곡동 땅 매각 대금이라는 점이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는 '이상은 회장 소유인 도곡동 땅이 사실은 이 후보 소유 아니냐'는 의혹의 파장이 커지자 그해 7월 도곡동 땅을 둘러싼 자금 흐름도를 공개했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장과 이 대통령의 처남 고 김재정 씨는 1985년 15억 원을 들여 도곡동 땅을 산 뒤 1995년 포스코개발에 263억 원을 받고 팔았다.
이 회장은 세금(34억여 원)과 다스 투자금(22억여 원) 등을 뺀 200억 원 중 자신의 몫 100억 원을 교보생명에 예치했다가 139억 원으로 불어나자 2001년 2월에 찾아 그다음 달 삼성증권에 맡겼다.
결과적으로 2007년 당시 의혹이 제기된 도곡동 땅을 판 돈이 이 대통령이 퇴임 후 거처할 사저 부지를 사들이는 데 사용된 셈이다.
■시형 씨 행적과 차용증 원본 파일
시형 씨와 이상은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지난해 5월 23일 시형 씨가 서울 광진구 구의동 이 회장 자택을 방문해 큰어머니인 박모 씨에게서 현금 6억 원을 받아갔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특검 조사에서는 두 사람 모두 돈을 주고받은 날이 지난해 5월 23일이 아닌 5월 24일이었다고 진술을 뒤집었다.
특검팀이 지난해 5월 24일 시형 씨와 박 씨의 행적을 추적한 결과 진술과 일치하지 않는 정황이 일부 포착됐다. 이에 따라 시형 씨가 돈을 빌린 날짜가 지난해 5월 24일이 아니거나 이 회장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현금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검팀은 시형 씨가 이 회장에게서 현금 6억 원을 빌렸다는 진술의 진위를 확인하고자 시형 씨가 청와대 컴퓨터를 이용해 작성했다는 차용증의 원본 파일을 확보하려고 했다. 특검팀이 사상 최초의 청와대 압수수색까지 시도하며 확보하려고 한 핵심 증거물이 바로 차용증 원본 파일이었다. 시형 씨와 이 회장이 제출한 차용증은 2011년 5월 20일 자로 작성됐으나 공증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종이 출력물에 자필서명만 한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자료 제출을 거부했고 특검팀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이를 집행하려고 하자 이마저 거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