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선을 앞두고 부산을 명실상부한 해양수도로 육성하는 동북아 해양허브 구축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신항.
# 신항, 세계적 물류 거점
- 세계 제2 환적항 지원시설
- 글로벌 트라이포트 구축
# 북항, 해양경제특별구역
- 국내해운 빅3 본사 등 유치
- 해양과학 벤처타운 조성
# 남항, 관광·식품 명소
- 자갈치시장 관광 자원화
- 수산식품산업진흥원 설립
# 연안도시 U자형 특화
- 부산 주도 전국해양 밑그림
5년마다 치러지는 대통령선거의 당선자는 선거 공약을 통해 임기 중 국정 과제를 정리한다. 지난 2007년 17대 대선에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은 부산의 대표 공약인 신공항은 물거품 시켰지만, 산업용지 부족으로 애를 먹던 부산시가 요구한 강서구 그린벨트 1000만 평 해제 약속은 지켰다.
부산이 18대 대선에서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동북아 신해양경제허브 구축의 대선 공약 포함 여부는 그래서 중요하다. 50만 표 이내에서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할 정도로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올 대선에서 부산은 최대 승부처다. 당연히 대선 후보들은 부산 민심을 무시할 수 없다. 시와 지역 정치권, 시민단체, 학계 등이 부산을 해양수도로 만들기 위한 법적·제도적 과실을 따내기 위해 한목소리를 내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동북아 신해양경제허브 구축 전략은 우리나라가 세계 5대 해양강국이 되기 위해 부산을 해양수도로 육성해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구체적으로 부산의 항만을 3개 영역으로 나눠 특화된 역할을 부여한다.
■신항 중심의 물류허브 구축
21세기 신해양 경제시대에 우리나라가 해양 경제 강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수준의 해양물류 허브 구축이 절실하다. 시 김영식 기획재정관은 "FTA 등 국가 간 경제협력이 가속하고 있는 시점에서 세계 5위의 부산항이 국가 간 경제통합의 전초기지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지원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부 추진계획으로는 ▷세계 2위의 환적항만 지원시설 조성 ▷글로벌 트라이포트(Tri-Port) 물류기지 구축 ▷국제산업물류도시 내 공공물류서비스 시범 도입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환적항만 지원시설로는 가덕도 인근 무인도를 활용한 친환경 LNG선박연료 공급기지 건설과 가덕도 백옥포 지역 매립을 통해 100만 ㎡ 규모의 조선 및 해양플랜트 수리기지 조성, 15만 ㎡ 규모의 한일해협권 원스톱 공동물류기지 조성 등이 포함된다.
글로벌 트라이포트 물류기지 구축사업으로는 김해공항 가덕 이전과 부산신항 녹산역 일원에 66만 ㎡ 규모의 한반도 종단철도 물류기지 건설, 중앙고속도로 지선 김해 JCT~송정 IC 15.6㎞(4차로)의 부산신항 배후고속도로 건설 등이 있다. 이들 사업에는 총 4조213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북항은 해양경제특별구역
해양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지원 특례가 시행돼야 한다. 이 거점을 부산항 북항 일원으로 정하고 해양경제특별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서 우선 신해양산업 육성이 눈에 띈다. 글로벌 해양플랜트 기업 유치를 통해 북항지역을 동북아지역 해양 플랜트 클러스터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북항 일원에 해양플랜트 공급기지 조성하고 국산 해양플랜트 3척 건조 추진한다.
해운 관련산업 유치도 중점 과제다. 북항 재개발사업 일원에 국내 해운 빅3 본사와 글로벌 선사의 지역 총괄 본부 등을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또 영도 동삼혁신지구를 중심으로 해양과학 연구 집적화 및 벤처타운을 조성하고 부산항 개항 150년을 맞는 2027년에 부산 항만 엑스포를 개최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해양경제특별구역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전제돼야 한다. 이들 사업에는 총 7조6000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남항 수산식품산업 클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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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항 전경. 국제신문 DB |
자갈치시장 일대를 글로벌 수산관광명소 재창조한다는 계획이다. 이 일대(2만4320㎡)에 전통먹거리타운, 자갈치마당 친수 공간, 도심형 관광위판장, 건어물시장 재개발 등의 사업을 계획 중이다. 부산공동어시장 시설 현대화도 빼놓을 수 없다. 공동어시장 12만8440㎡ 일원에 냉동창고 리모델링, 수산복합유통센터 건립, 방파제 리모델링 등 시설현대화 사업을 추진한다. 이 밖에 부산 감천항 일원에 수산식품 개발과 신소재 발굴, 식품 안전 등을 추진하는 수산식품산업진흥원 설립 계획도 갖고 있다. 이 사업에는 총 5540억 원이 필요하다.
■연안도시, 신해양경제별 특성화
부산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동북아 해양경제허브 구축에는 'U자형' 국내 연안 도시별 특화전략도 포함된다. 먼저 수도권과 인접한 인천 및 경기도 평택은 환황해권 물류비즈니스, 해양레저, 해양영토보존 등으로 특화된다.
또 ▷전북 새만금 및 군산은 대중국 교류, 해양에너지, 해양환경, 해양식량자원 ▷제주도는 국제 해양관광 ▷전남 여수·광양만권은 국제물류, 에너지(석유, 화학 등), 해양 MICE ▷경남 거제권은 조선 및 해양플랜트 ▷울산 및 포항권은 해양에너지 및 오일허브 ▷강원도 동해 및 삼척은 환동해 교류전진기지, 해양자원 탐사 및 개발 등으로 특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산발전연구원 송교육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해당 지역 발전연구원 모임에서 경기와 전북 등을 중심으로 부산의 구상에 대해 동감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 해양강국들의 움직임
- 내륙 → 해양, 패권경쟁 대이동
현재 세계는 기후변화와 자원 및 에너지 부족 등 인류의 당면 과제 극복을 위해 국토정책을 내륙에서 해양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는 해양의 중요성을 인식해 과감한 해양 정책을 도입함으로써 국가 간 해양 패권의 경쟁이 심화하는 현실이다.
세계 주요 해양도시들은 해양산업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신해양 경제시대의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 차원의 정책적 육성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산을 명실공히 해양수도로 인정하고 동북아 신해양경제허브로 육성하자는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내륙의 한계가 드러난 상황에서 해양산업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영국 남동지역개발청(SEEDA)은 세계 해양산업의 총매출액을 4조 달러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각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10년 7월 행정명령으로 신해양정책을 발표한 데 이어 오바마 행정부는 녹색산업에 5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선언했다. 영국도 2010년 해양발전전략을 수립했다. 특히 해양 이니셔티브를 쥐기 위한 동북아의 움직임은 신해양경제 허브 구축의 당위성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
먼저 중국은 해양경제구 육성을 통해 미국과 함께 세계 2강의 자리를 다지려 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산둥 저장 광둥성 등 3개 성(省)을 해양경제발전시범구로 지정하고 국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해양경제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 칭다오 등이 위치한 산둥성은 블루경제구, 닝보 저우산 등 저장성은 해양경제발전 시범구, 선전 등 광둥성은 해양경제 종합실험구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해양 강국 일본도 2007년 해양기본법 및 해양기본계획을 수립한 이후 이듬해 4월 해양 에너지·자원 개발계획을 발표하고 중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러시아는 2007년 '로마노소프해령'에 자국 국기를 설치하는 등 북극해의 영토화 추진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부산시 김영식 기획재정관은 "격동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우리나라가 지속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해양경제의 특정분야나 지역에 집중해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한계가 있다"며 "부산 등 국내 연안 도시별로 특화된 해양산업을 발전시켜 나갈 정부 차원의 신해양 경제벨트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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