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 공약에 딴죽 거는 모양새
- "우리와 상관없어" 거리두기
- 민주 "딴죽 걸지 마라" 쟁점화
부산시의회와 부산시교육청이 내년 초등학교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놓고 갈등(본지 18일 자 1면 보도)을 빚자 새누리당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박근혜 대선 후보가 복지 확대를 공약한 마당에 여당이 다수인 부산시의회가 제동을 거는 모양새로 비치면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시의원 53명의 정당 분포는 ▷새누리당 44명 ▷민주통합당 2명 ▷무소속 1명 ▷교육의원 6명이다. 교육 분야 상임위원회인 교육위원회는 새누리당 5명과 교육의원 6명으로 구성됐다. 교육의원들은 당적을 보유할 수 없지만, 정치적 성향은 대부분 보수로 분류된다. 교육청이 현재 초등학교 1~3학년인 무상급식 대상을 내년에 6학년까지 확대하려면 새누리당 의원들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교육예산 심의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김정선 교육위원장과 일부 교육의원이 무상급식 확대를 '포퓰리즘'으로 보는 데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무상급식을 확대하려면 교육청은 올해보다 515억 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전체 교육예산이 늘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곳에 투입할 예산을 무상급식에 전용하는 것은 망국적인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 소속 A 의원은 18일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선 후보가 무상보육과 복지 확대를 주장하는데 지방의회에서 딴죽을 거는 모양새는 곤란하다. 2014년이던 무상급식 확대 시기를 1년 앞당기는 것을 표퓰리즘이라 할 수 없다"고 했다.
B 의원은 지난해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재연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무상급식이 쟁점으로 떠오르면 '새누리당은 말로만 복지를 외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다른 시·도와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등 전국 10개 시·도는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 중이다.
새누리당은 거리를 두고 있다. 부산시당의 한 당직자는 "복지는 예산이 수반돼야 한다"면서도 "무상급식 확대 반대는 부산시의회 일부 의원의 의견일 뿐"이라고 논쟁 확산 차단에 주력했다.
야당은 정치 쟁점화에 나섰다. 민주통합당 부산시당은 이날 성명에서 "무상급식을 반대했다가 여론의 호된 역풍에 좌초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반면교사 삼아 부산시의회는 더 이상 딴죽 걸지 말라. 무상급식은 재정자립도가 취약한 전남·북도 실시하고 있는데 예산 탓만 하는 작태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