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면돌파 선택한 박근혜

- "위기 땐 항상 黨 시끄러워

- 내부 권력싸움, 정치권 특징"

 

# 칼 빼 들고 맞선 안대희

-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더라

- 한광옥 내정, 조정 가능하다"

 

# 동요하는 '텃밭' 부산

 

- 反 서병수 움직임 확산

- "朴 주변 완전 물갈이해야"

'인적 쇄신'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내홍이 8일 중대 고비를 맞았다. 박근혜 대선 후보는 전날 최측근인 최경환 비서실장의 사의를 수용하는 선에서 사태 수습을 꾀했으나 전 비대위원들이 박 후보의 변화를 촉구하며 쇄신 움직임에 동참했다. 재선 이상 의원들은 '대선 위기감'을 전달하며 선대위 추가 인선 결과 지켜보기로 하며 박 후보를 압박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이러한 요구에 대해 "내부 권력싸움"이라고 일축해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여기다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이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국민대통합위원장에 임명되면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 朴 "자리싸움"…정면돌파

최경환 비서실장의 사퇴에도 당내 여론이 진정되지 않자 박 후보 측 일각에서는 황우여 대표·이한구 원내대표·서병수 사무총장을 2선으로 후퇴시키는 방안에 대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 후보가 추가 사퇴 요구에 대해 이날 공개적으로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상황은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박 후보는 이날 대전 카이스트에서 과학인들과 간담회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를 포기하자는 것이냐"면서 "다 때가 있는 것"이라고 '지도부 총 사퇴론'을 일축했다. 나아가 "위기 상황 때는 항상 당이 시끄러웠다"며 "내부 권력과 자리싸움이 있는 것이 정치권의 특징"이라고도 말했다.

■초·재선, 전직 비대위원 등 압박

그러나 초·재선 의원들 중심으로 과감하고 전면적인 추가 인적 쇄신 요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이 야권의 후보 단일화 이슈에 끌려가고 있는데 대선판을 이렇게 끌고 온 사람들이 물러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을 비롯한 재선 의원 6명은 이날 긴급 회동, 대선 위기감에 공감하면서도 전면 쇄신을 위한 '단체행동'은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재선 의원들은 즉각적인 단체행동에 나서는 대신 박 후보가 조만간 단행할 중앙선대위 추가 인선을 비롯해 인적 쇄신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 후속 대응을 모색하기로 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한 전직 비대위원들은 이날 대선을 앞둔 당 위기와 관련, 이한구 원내대표와 박근혜 대선 후보 비서진의 사퇴를 사실상 촉구했다.

■'최후통첩' 던진 안대희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도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박 후보가 자신이 대검 중수부장 시절 수사를 지휘해 비리 혐의로 구속기소했던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고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국민통합위원장'에 내정하자 "(그렇게 할 경우) 저와 쇄신위원 상당수가 사퇴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선대위 인선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모르지만,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더라. 조정도 가능하다"며 박 후보를 향해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한 전 고문은 이날 언론인터뷰에서 "국민대통합을 위해 새누리당에 들어온 것"이라고 말해 물러설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날 오전 안 위원장과 전화 통화를 하고 설득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 후보는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안 위원장과 대화를 한번 해보고 나서 말씀드리겠다"며 입장을 유보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박 후보는 또 경제 민주화를 둘러싼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두 분이 잘 판단하시리라고 본다"면서도 "김종인 위원장도 많이 도와주려고 들어오신 것이며, 잘 판단해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도 '반 서병수' 목소리

부산 여권에서도 '반 서병수' 목소리가 본격화되고 있다. 전통적 '텃밭'인 부산에서 박 후보가 고전하는 원인이 서 총장의 조직관리 문제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현영희-현기환 공천 의혹' 사건 초기 두 사람을 감싸면서 조기 진화에 실패, 지역 민심 이반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손수조 부산 사상구 당협위원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는데도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부산의 한 의원은 "박 후보 주변을 완전히 새로운 인사들로 채워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서 총장을 겨냥했다.

특히 부산 비박계가 대선 조직에서 소외되면서 '반 서병수' 움직임은 부산 여권 내 권력투쟁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서 총장과 협력 관계를 맺어온 유기준 최고위원 등의 사퇴 목소리로도 함께 확산되고 있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서 총장뿐만 아니라 유 최고위원도 먼저 사퇴를 한 뒤에 후보의 결심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 총장은 "내 거취는 이미 후보에게 맡겼다. 하지만 내부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그 이후가 더 걱정되는 것 아니냐"며 "거취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