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하는 文-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5일 오전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질문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여야 대권 주자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첫 번째 정책 대결이 불발됐다.

19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소속된 두 후보는 5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 4시간의 차이를 두고 출석했다. 그러나 자신들의 일정만 소화한 뒤 감사장을 떠나 기대했던 '공방'은 이뤄지지 않았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두 번째 질의자로 나서 "무능을 드러냈다" "국가 정책의 신뢰가 무너졌다"는 등의 표현을 써가며 질의시간 대부분을 정부의 복지 정책 비판에 할애했다. 그는 '0~2세 전면 무상보육' 폐지를 결정한 정부를 겨냥해 "우리나라 재정 규모상 그 정도 비용은 부담할 수 있다"며 "정부가 처음부터 예산 추계를 잘못해 파탄이 났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정부가 소득 하위 70% 가정에 대한 양육보조금 지급 기준을 마련했지만, 30대 맞벌이 부부의 경우 아이 하나인 3인 가구는 65% 정도가 상위 30%에 해당하고 4인 가구면 50%가 해당한다"며 실효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의 복지 지출이 OECD 국가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복지 지출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복지 예산의 증액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 지출 수준은 적절한 편"이라고 말했다.

	경청하는 朴-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5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다른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박근혜 후보는 오후 2시 재정부 감사장에 도착한 뒤 여야 의원들의 질의응답만 들은 뒤 별도의 질의 없이 퇴장했다. 박 후보가 감사장에 머문 시간은 30분가량에 불과했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질의할 계획은 애초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경제 민주화 등의 이슈는 국회의원 개인 자격으로 질의하기보다 대선 후보로서 공약으로 얘기할 사안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다만 감사장을 나서는 과정에서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대선 캠프 합류에 대한 기자들 질의에 "화합과 통합의 일을 하러 온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한 전 고문이) 시대적 요구를 이루기 위해 헌신하겠다는 큰 결단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