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감의 위기 속에서 `친박 2선 후퇴론',`후보 제외 총사퇴론'을 주장하며 새누리당의 전면적인 개혁과 쇄신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다름 아닌 남경필(47) 유승민(54) 두 의원이다.

40대의 나이에도 5선의 관록을 자랑하는 남 의원은 3일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친박(親朴ㆍ친박근혜) 2선 후퇴론을 공개 제기했고, 3선의 유 의원은4일 의원총회에서 아예 후보를 제외한 선대위원 및 주요 당직자의 총사퇴를 촉구했다.

두 사람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번 인적쇄신 드라이브의 총대를 멨다는 표면적 이유와 더불어 이들이 차지하고 있는 당내 상징성 때문이다. 남 의원은 대표적인 쇄신ㆍ개혁파로, 유 의원은 원조 친박이면서도 박 후보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특히 두 사람 모두 여의도 권력의 `핵심'에서 멀어져 있다가 최근에야 부위원장으로 중앙선대위에 합류했고, 그것도 박 후보가 쇄신과 화합 차원에서 직접 발탁한 인물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남 의원과 유 의원은 지난해 12월 원희룡 당시 최고위원과 함께 최고위원직에서 동반사퇴하면서 `홍준표 체제'의 붕괴와 `박근혜 비대위 체제' 탄생의 가교역할을 하기도 했다.

먼저 남 의원은 당내 쇄신파를 대표하는 의원으로 `원조 소장파'로 불린다.

부친인 남평우 전 의원이 작고하면서 치러진 지난 1998년 수원팔달 보궐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했으며 재선 의원시절인 2000년에는 당내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 공동대표를 지냈고 이듬해에는 당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또 직전 18대 국회에서 당 쇄신모임인 `새로운 한나라' 소속으로 대학등록금 완화, 복지정책, 대북정책 등에서 개혁적인 목소리를 냈고 19대 국회 들어 지금은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을 이끌며 각종 재벌개혁 법안을 내놓고 있다.

그는 최근 기회가 있을 때 마다 "후보의 말에 우르르 쫓아가는 듯한 의사결정 구조는 잘못됐다", "박근혜 후보의 `복도발언'은 적절치 않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천헌금 파문에 대해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등의 쓴소리를 지속적으로 쏟아내 왔다.

개혁 성향의 경제학자 출신으로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꼽히는 유 의원은 원조 친박으로 분류된다.

박 후보의 옛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고 2007년 8월 대선 경선 때는 박근혜 캠프의 정책메시지 단장을 맡아 당시 경쟁자였던 이명박 후보 공격의 최선봉에 서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박 후보가 지난 4ㆍ11 총선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시기를 전후해 그의 행보를 공개 비판하거나 새누리당으로의 당명 개정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사이가 급속하게 멀어졌다.

하지만 박 후보가 유 의원의 빙모상 조문차 지난달 25일 밤 서울 강남성모병원 영안실을 찾은 자리에서 유 의원에게 선대위 부위원장직을 전격 제안하고 유 의원이 이를 수락하면서 두 사람 관계는 회복됐다.

남 의원과 유 의원이 앞으로도 계속 전면에 서서 당 쇄신 압박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 안팎의 관심은 박 후보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에 쏠려 있다.

대선정국에서의 두 사람 역할 역시 박 후보의 결단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